안경원·안경업체 부익부빈익빈 가속화

매년 돌아오는 3월 셋째 주 수요일은 ‘상공의 날’이다.
상공업 진흥과 상공인들의 의욕을 고취하고자 제정한 정부 기념일이다. 올해로 벌써 37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상공의 날’의 주인인 상공업자들은 생일을 맞이했어도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국내 경제가 성장하는데는 중소기업의 선전이 버팀목이 됐다. 지난 17일 열린 제37회 상공의 날 행사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의 활약이 빛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정부 역시 작은 기업의 큰 효과를 인식,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운찬 국무총리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지원 약속이 아직 안경업계에는 요원해 보인다. 2010년에 접어들어 경제지표가 상승하고 있으나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중 안경원도 뾰죽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소 40평 이상의 면적에 여러 안경사가 근무하는 대형 안경원에 비해 개설자 혼자 일하는 군소 안경원의 경우 더욱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남대문에서 국산 안경테를 유통하고 있는 관계자는 “고액 매출을 올리면서 자리잡은 안경원의 경우, 직영점 체제로 하나 둘 늘려가면서 호황을 누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소형 안경원의 경우 아직도 경기상황에 따른 부침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소비자들이 안경을 마련할 때 접근성보다 안경원의 규모 등을 먼저 따지고 자금력이 비교적 좋은 대형 안경원에서 보다 다양한 상품을 마련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원시 장안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모 원장은 “소비자 경기체감으로부터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지역적 차이로 인한 매출의 영향을 받는 곳이 안경원이다”며 “안경원을 운영하는 안경사들같은 소상공인들이 웃음을 찾을 수 있는 사소하더라도 실질적인 지원대책 등이 정부가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 안경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매 안경원들은 경영환경 개선 및 자생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지원책 등을 원하고 있다. 안경원 뿐만 아니라 제조유통업체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에서 자유롭지가 못했다. 국내 안경 제조산업은 안경산업의 근간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제조업체들은 해마다 문을 닫거나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제조산업이 무너지면 안경산업의 존재 자체가 있을 수 없다.

특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 할 정도로 2000년 이후 중국과의 경쟁에서 고전, 이미 포화상태가 되버린 내수시장 때문에 국내 제조 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 기업과 안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안경업계에는 영세한 환경 속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많은 소상공인들이 대다수다. 태반이 중소기업인 국내 안경업계에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외침이 헛구호에 지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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