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일은 어렵다. 이론적으로 중소기업은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떠받치는 허리 역할을 맡게 된다. 중소기업이 무너진다면 위로는 대기업의 입지가 약해지고 아래로는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

사회·경제적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그만큼 중요한 기업형태가 바로 중소기업이다. 작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업가일수록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이유도 그만큼 사회·경제적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소기업 가운데 대부분은 경영 여건이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많은 중소기업인이 자금난과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사회적·제도적 지원이 넉넉한 편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기업가 정신’이 더욱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은 프랑스어 기업가, 즉 Entrepreneur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현대적 의미로는 ‘사업을 조직하고 운영하며 사업에서 오는 모든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과정’을 말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일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또 요즘에는 경영의 의미 외에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도덕적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도덕성을 담보하지 않은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장려받기보다 오히려 퇴출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하기 쉽다. 특히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안경렌즈 제조업은 이러한 도덕적 의미가 더욱 강조돼야 한다. 의료기기는 인류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다.

따라서 의료기기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사업가일수록 정확한 규격과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안경렌즈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까닭에 의료기기라는 명확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쉽게 안경원에 가서 자신의 시력에 맞는 안경을 맞추고 얼마동안 사용하다 새 안경으로 바꾸고는 한다. 또 각각 다른 렌즈라고 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를 찾기보다 안경사가 처방하는 제품을 이름도 모른 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제품처럼 제조업자나 유통업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안경렌즈 제조를 담당하는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소비자들이 자기 브랜드를 인지하지 않더라도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주체로서 누구보다 철저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해오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뒤늦게 제품결함을 인정하면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도요타 측은 처음엔 하청업체서 공급한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핑계를 댔지만 결국 미국 정부와 소비자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도요타 측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 납품업체를 바람막이로 삼으려 했지만 곧바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우리 안경업계도 마찬가지다. 만약 시중 안경원에서 만에 하나 품질에 이상이 있는 안경렌즈를 사용했다가 소비자 불만을 접하게 됐을 때 해당 렌즈제조업체 탓만 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특정 렌즈제조업체의 잘못이라는 생각보다 안경계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다면 사소한 품질관리를 소홀히 한 업체 하나 때문에 우리나라 안경계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조업체 경영자의 기업가 정신이 더욱 필요하다. 안경렌즈 제조업은 대다수 중소기업이 그렇듯 완성품이 아닌 중간제품 생산을 맡고 있다. 중간제품 중에서도 공산품인 테와 함께 하나의 안경을 완성해내는 의료기기를 만들어낸다.

안경은 렌즈가 있음으로서 하나의 의료기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안경착용자들의 건강한 시생활을 보장하는 일도 1차적으로는 안경렌즈 제조기업에서 담당하고 있다. 규모로는 중소기업이지만 사회적 의미와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 또 업계 전반에 걸친 파급력도 매우 큰 편이다.

따라서 안경관련 제조업체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기업가 정신’ 그 가운데 도덕적인 의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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