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와 지난 4월 초 우리나라 안경산업을 한 자리에 선보이는 양대 광학전시회가 치러졌다.

대한안경사협회가 서울에서 진행한 ‘2010 대한민국안경대전’(EXPOLOOK)과 대구시와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서 주관한 ‘2010대구국제안경전시회’(DIOPS)가 그것이다. 정확히 한 달의 시차로 열린 두 전시회 모두 국제 안경광학전을 표방했고 행사가 끝난 뒤 저마다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는 자평을 내렸다.

그러나 두 행사가 끝나자마자 올해도 어김없이 양대 광학전 통합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8~9년째를 맞은 양대 광학전 개막 전후로 해마다 되풀이돼 온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올해도 행사가 열리기 전 두 광학전 주최 측의 한 때 날선 대립각을 보이기도 했다.

본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두 광학전의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해왔다. 또 두 광학전 주최 측과의 접촉을 지속하면서 우리나라 안경산업을 위해 어떤 형식의 전시회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지를 함께 숙고해왔다. 우리나라 양대 광학전은 현실적으로 통합이 쉽지 않다.

대구에서 열리는 대국국제안경전시회는 안경산업체 밀집 지역인 대구시가 정책적으로 집행하는 지자체의 역점 사업이다. 광역시 차원의 중점 정책으로 막대한 시비를 투입하는 한편 중앙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있다.

대구시는 과거 지역 특화사업으로 성장의 축을 이뤘던 봉제산업이 몰락한 뼈아픈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다. 이런 마당에 지역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안경관련 행사를 서울로 이전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게 명약관하하다. 또 지금까지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서 가져온 기득권을 양보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대구시로서는 현 DIOPS 체제를 변화시키는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이미 8회나 진행돼 온 대한민국안경대전 측에 통합을 제안하는 것도 어렵다. 서울 EXPOLOOK에 대해 대구 개최를 포기할 수 없는 DIOPS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행사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년 해묵은 논쟁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양대 광학전이 노출하는 비효율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먼저 DIOPS는 명실상부한 국제 비즈니스의 무대를 내세우지만 해외 바이어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적 한계와 테 업체 위주의 참가단 구성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일부 참가업체는 내수와 수출, 모두 성과를 얻지 못하고 돌아온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반면 EXPOLOOK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 유치에 유리하지만 주최 측의 업무역량이 미치지 못해 실질적인 국제 전시회 운영이 불가능하다.

단지 대한안경사협회가 주관하는 까닭에 전국 각 지부의 보수교육을 진행, 내수 판매효과가 높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많은 참가업체들이 이미 전국 안경원을 연결하는 영업망 구성을 마친데다 행사기간 중 새로운 매출이 발생하기도 어려워 기업홍보성 전시회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EXPOLOOK 또한 행사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주최 측이 일방적인 양보를 한다고 해도 반대급부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통합의 걸림돌이 된다. 여러 경우를 따져볼 때 양대 광학전의 통합을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본지는 그동안 이같은 사정을 감안, 이미 여러차례 양측이 각각 특화한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안을 내논 바 있다. DIOPS는 수출을 위한 행사의 면모를 더욱 강화,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국제광학전으로 자리 잡고 EXPOLOOK은 국내 안경사와 유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수주회 형태의 행사로 탈바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안이었다.

특히 EXPOLOOK은 실질적인 수주회에 걸맞는 규모로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과도하게 지출돼 온 행사장 임차료 등을 절감하면서 참가업체와 안경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를 운영할 수 있다. 여기다 보수교육 외에 전국 안경사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함으로써 안경계 통합에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DIOPS와 EXPOLOOK의 통합에 앞서 발전적 양립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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