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업계에서도 ‘소통’과 ‘불통’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원활치 않은 소통 문제는 안경원과 관련 기업 사이, 기업과 기업 사이, 또 안경사 그룹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도 빚어진다. 여기서 안경원과 기업, 기업과 기업 사이의 문제는 경제활동에 따른 불협화음으로 상호 이권의 조율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안경사 그룹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나라 안경업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에 비추어 그리 간단치 않은 문제다. 더욱이 우리나라 안경사는 최근 급증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3만5천여 명에 불과하다. 전체 인구 대비 전문가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수이지만, 타 직군에 비해 그렇게 많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안경사를 대표하는 대한안경사협회를 둘러싼 소통 부재에 관한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한편에서는 어려울 때일수록 단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계속된다. 어느 편이든 안경사들과 업계의 지속적인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충정에서 소통의 필요성을 이야기 한다.

크게 볼 때 목적은 같은 셈이다. 그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과정도 기성 정치권과 같이 복잡하지 않고 복잡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문제 풀이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누구든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쉽게 다가서지도, 문제를 풀겠다는 직접적인 행동도 하지 않고 목소리만 높이는 것처럼 보인다. 한 쪽에서는 문호는 언제든 열려있으니 하고 제발 전면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청한다.

반면 그 반대편에서는 문을 열겠다는 생각 자체가 높은 벽을 쌓아둔 것 아니냐는 불신을 감추지 않는다.
언제든 다가설 수 있는 위치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직군 가운데 이러한 갈등을 보이는 사례도 찾기 어렵다.

여기서 누구의 책임이 먼저냐를 따지는 일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가리는 일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공은 현실적인 힘을 가진 지도부 쪽으로 넘어간다. 지도부는 물론 과거부터 조직된 집행부와 여러 협의체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정책을 조율하고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구성원들이 이를 일방통행식 업무추진이라고 비판한다면 다시 한 번 앉은 자리를 되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필요하다면 과감한 혁신도 진행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안경사들의 발전은 관련업계 모두의 비전이 걸려 있는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모든 안경관련 제품과 서비스는 일선 안경사들의 손끝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런 까닭에 안경업계는 누구보다 안경사 발전을 원하는 것이다. 안경계가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찾는 일은 우리나라 관련산업 전체가 한 계단 더 도약하는 해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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