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군소업체 흔들, 중장기적 성장동력 역할
안경제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계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안경업계는 앞으로 더욱 강한 법적·제도적 감시와 관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군소업체들의 기반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안경산업은 전국민의 절반이 안경을 착용하는 시장규모에 비해 당국의 법적·제도적 장치가 느슨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관계 당국은 물론, 국세청 등에서도 안경관련 업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3일 의약품 업종에 이어 안경테 유통과정에서의 리베이트 관련 추적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안경테 리베이트 추적조사는 일부 업체만을 대상으로 진행 중으로 알려졌으나 조사과정에서 대상 업체를 더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안경테뿐만 아니라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일부 안경렌즈, 콘택트렌즈의 안경원에 대한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져 전면적인 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최근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30개 품목의 국내외 가격차이 및 원인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중 콘택트렌즈를 포함,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물가를 좌우하는 30개 품목에 콘택트렌즈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도 예년에 비해 부쩍 강화되고 있다.
최근 식약청은 시중 유통 중인 소프트콘택트렌즈 제조·수입·판매업체 49개소를 점검한 결과, 의료기기법을 위반한 5개 업체를 적발, 행정처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발업체는 완제품 시험검사를 하지 않은 ㈜아이텍콘택 등 4개사와 원부자재 수입검사를 하지 않은 티탑콘택트 등 총 5개 업체다.
식약청은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잇따라 콘택트렌즈 전수검사 등을 통해 적발업체에 단기간 판매중지는 물론, 생산중지 명령까지 내리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진행 중이다. 이같은 관계당국의 안경업계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관련 제조·유통업계의 품질수준과 시장질서를 높히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동안 영세규모로 꾸려오던 일부 업체들의 기반을 무너뜨려 일시적인 피해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 한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는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당국의 투명하고 엄격한 관리를 통해 문제기업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일부업체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당국의 안경제품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는 우리나라 업계가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1·4분기 중 안경테와 안경렌즈, 선글라스, 안광학기기 등 안경 관련 제품 총 수출액은 8천922만달러(약 1천3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8만달러(23.5%) 늘어난 수치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각 매체가 안경관련 산업 비중을 과거보다 크게 보면서 관련 사안의 보도가 잇따르는 것도 당국의 눈길을 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안경업계도 시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관계당국의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