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선생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총정리

본지는 지난 5월 3일(336호)부터 8월 9일까지 13회에 걸쳐 진행해온 2010 상반기 캠페인 '안경사 선생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의 막을 내렸다. 이번 캠페인을 총정리하고 안경원 활성화의 길을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직접 들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지난 8월 5일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석류실에서 열렸다. 좌담회 참석자는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장만호 소모옵티칼 대표, 김인규 다비치안경체인 대표, 정병헌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 대표, 이창하 다비치옵토메트리아카데미 원장, 조현식 한국시지각발달센터 부원장, 장미현 인키안경 스타일리스트, 조순선 본지 발행인과 정현모 편집인 등이다. 당초 초청키로 했던 주요대학 안경광학과 교수들은 2011년도 안경사 국시 출제위원으로 소집돼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본지 조순선 발행인
본지 조순선 발행인
조순선 본지 발행인(이하 조 발행인)=우리 한국안경신문이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안경계 발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기업과 안경사, 학계 여러분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

본지의 캠페인은 후원한 업체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큰도움이 되었기보다는 안경업계 전체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그동안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여러 안경사님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여기 계신 여러분께 그 공은 돌린다. 오늘 좌담회 내용을 결론으로 삼으며 이번 캠페인의 막을 내릴까 한다. 참석해주신 여려분께서 우리 안경계가 가져야 할 비전을 제시해주시고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발전적인 비판을 해주시기 바란다.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이하 이 협회장)=오늘과 같이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조순선 대표와 한국안경신문 임직원들께 감사한다. 대한안경사협회 또한 안경사의 의식변화를 모토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안경신문이 이러한 일에 힘이 될 수 있는 장기간의 기획시리즈를 진행해준 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우리 안경사들이 어렵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도 점진적으로 진보하고 있다. 앞으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우리 안경계를 바라봐 주시길 당부한다.

이인우 본지 편집부국장(이하 이 부국장)=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좌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참석하신 분들께서 간단한 모두 발언을 해주시실 바란다.

정병헌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 대표(이하 정 대표)=한국안경신문에서 안경사 의식개혁 캠페인을 지난 8년 동안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캠페인은 안경업계에 진보적인 발전을 제시하는 한편, 개선해야 할 점을 상기시킨다는 점, 또 구체적인 대안까지 내놓는다는 점에서 일선 안경원 원장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캠페인 시리즈는기업 입장에서도 업계 전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인규 다비치안경체인 대표(이하 김 대표)=이정배 회장님 취임 때부터 안경사의 의식개혁을 강조해 오셨다. 이러한 의식개혁은 안경사들의 전문화를 전제로 한다. 안경사의 전문화가 안경시장 파이를 키운다. 이제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면 안경을 판매하기 어렵다. 안경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법적으로 제도화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모든 안경원에 검안실을 갖추도록 하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또 대학에서 임상 위주의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안경사 국가시험도 임상 위주로 실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경사뿐만 아니라 안경업계 모든 사람이 의식변화를 이뤄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장만호 소모옵티칼 대표(이하 장 대표)=앞서 말씀하신 분들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 여기에 업계 리더의 자세에 대한 말씀을 덧붙이고자 한다. 각 분야의 리더들은 비전과 발전, 진보의 길을 걷기 마련이다.

한국안경신문의 이번 캠페인은 미디어를 통해 안경업계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 안경업계 전체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준 점에 대해 감사한다.

인키안경 장미현 스타일리스트
인키안경 장미현 스타일리스트
장미현 인키안경 스타일리스트(이하 장 스타일리스트)=저는 여러분들과 달리 안경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양해해주시면 고맙겠다. 패션 계통에서 일하다 안경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지 5년이 됐다. 올해는 안경사가 되기 위한 국시에 도전할 계획이다.

안경 분야는 스타일리스트로서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다. 현재 인키안경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소비자들의 안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먼저 안경 트렌드를 읽는다. 안경원을 찾는 소비자들은 자신이 먼저 안경테의 컨셉이 뭐냐고 질문한다.

안경원에 근무하는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은 적극적으로 안경테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자보다 풍부한 관련 지식으로 무장해야 하고 고객의 구매가 이뤄졌을 때 큰 만족감 주는 등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일하면서 힘든 점도 있다. 안경사 선생님들은 이미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하려는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간혹 도전을 하지 않으려는 안경사님들도 있다. 이런 점을 먼저 자각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주시길 바란다.

이창하 다비치옵토메트리아카데미 원장(이하 이 원장)=오늘 좌담회에 참석해보니 저에게 꼭 필요한 자리 같다. 지금까지 연재된 캠페인 기사를 잘 보았다.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유익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보다 구체화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이정배 협회장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점도 있다. 협회가 안경계의 큰 기둥으로서 학계와 안경사공부모임 등을 하나로 묶어 안경사들의 미래를 제시해주기길 바란다.

조현식 한국시지각발달센터 부원장(이하 조 부원장)=개인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다. 앞으로 안경사 업무의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는 비전테라피 사업을 일선 안경원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여러분의 고견을 부탁한다.

본지 정현모 편집인
본지 정현모 편집인
정현모 본지 편집인(이하 정 편집인)=본지의 캠페인을 통해 실질적으로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말씀 잘 들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업계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식약청과 보건복지부 등 관련 당국에 우리 안경업계의 의견을 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께서 더욱 앞서나가는 발전방안을 제시해주시길 당부드린다.

이 부국장=이번 좌담회는 안경사 교육과 안경원의 성장동력, 그리고 안경원 살리기 방안의 실천과 정책 등 크게 3가지 주제를 놓고 진행하고자 한다. 먼저 업계 발전의 전제가 되는 안경사 교육에 대해 이창하 원장께서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이 원장=우선 안경사 선생님들에게 가장 시급한 교육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방안 습득이다. 여러 안경원을 둘러보면 안경사님들이 제각각 자기만의 검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검안 방법을 안경계 전체가 통일하는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예리하게 파악해야 한다. 현재 안경사 교육은 너무 검사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으로 고객우대라든가 안경원 운영기술이라든가 하는 관리자 교육 등을 통합, 실시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일정한 ‘툴’을 만들어야한다. 검안실과 같은 기본적인 ‘툴’은 물론 고객이 안경원을 나설 때까지 만족하도록 하는 교육 콘텐츠를 생각해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안광학과 학생들이 안경사 면허 취득 후 안경원에 취업하면 선배 안경사, 또는 안경원의 사정으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나 스킬을 제대로 발휘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안경원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운 것을 고객에게 적용하고 싶은데도 마땅한 시설도 없고 선배 안경사의 인식도 갖춰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젊은 안경사의 목표가 사라진다. 재교육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얼마 전 대한안경사협회 부산지부 교육장 교육에서 많을 것을 배웠다. 과거에는 참석자들의 잡담 등으로 집중이 안됐지만 지금은 경력 있는 안경사들이 젊은 사람보다 더한 집중력을 보인다.

안경사님들의 교육열에 이미 불은 붙었다. 제도적으로, 계획적으로 이를 살리면서 소비자에게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 편집인=안경사들에게 어느 정도 교육이 필요할까? 실무에서 바로 적응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의 교육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이 원장=조제가공과 기본검사는 기본적이고 굴절검사나 가입도검사 교육 등이 이뤄져야 기능성 싱글비전 렌즈와 같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최소 일주일 정도 교육 시간 필요하다. 학교에서 기본적인 내용은 다 배우기 때문이다.

이 부국장=존슨앤드존슨은 자체 교육장인 TVCI에서 활발한 안경사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가.

정 대표=존슨앤드존슨은 6년째 TVCI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천여 명 정도의 안경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먼 거리의 지방에 계신 안경사님들도 참가하는 등 교육열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콘택트렌즈 위주로 교육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양안시 교육을 추가했고 최근 시작한 고객응대 서비스 교육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콘택트렌즈 교육에서 많은 안경사님들이 멀티포컬렌즈와 토릭렌즈에 대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때문에 관련시장이 쉽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폐단을 없애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고객들이 안경 렌즈나 테를 바꾸기 위해 안경원을 방문하면 무조건 시력검사를 하지만 콘택트렌즈는 그런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우리 존슨앤드존슨의 숙제일 수도 있는데 왜 고객들이 콘택트렌즈는 검안을 안 거치고 제품을 요구하는 지 생각해야 한다. 안경사 선생님들에게도 콘택트렌즈는 검안 과정을 안 거치고 판매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병렌즈나 팩렌즈 모두 문진부터 기초적 검사의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교육을 더 적극화할 예정이다. 현재 TVCI 교육 이수자중 30% 정도는 콘택트렌즈 판매시 검사를 진행한다. 이런 비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이 부국장=안경사 교육 콘텐츠를 마련할 때 안경계 전체의 표준이 되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모옵티칼 장만호 대표
소모옵티칼 장만호 대표
장 대표=안경사공부모임 등 많은 안경사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그러나 개별 단체의 연구 성과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선진국의 경우 어디까지 검사하고, 진단하고, 처치는 어떻게 하며 지속적인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를 표준화하고 있다.

이를 현장에서 신축성 있게 적용하고 있으며 여러 학교가 같은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안경사 보수교육을 하다보면 안경사님들이 재미없어 한다. 교육 내용의 실효성에 대해 생각해 봐야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안경사들의 자체적인 아카데미 등으로 나눠지다 보면 표준화가 부족하다. 지금은 인터넷 동영상이 발달돼 있다.

학계와 업계가 잘 협력해 지속적으로 동영상 등을 업그레이드시켜 적어도 ‘어느 수준까지 교육을 해야 한다’는 표준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 부국장=현재 가장 기본적인 재교육인 안경사 법정보수교육에 불참해도 제재 수단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은 있는지 말해 달라.

이 협회장=많은 안경사들이 교육에 대한 열의를 갖고 있다. 법정보수교육 불참 등은 제도의 문제다. 안경사만이 안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는 자격은 법률적으로 인정받았지만 더 좋은 안경을 만들어 주려는 노력은 왜 안 하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적 장치는 당국의 법제화만 바랄 것이 아니라 우리 안경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마련할 수 있다. 일례로 개인 소유의 땅도 많은 사람이 오고가면 여러 사람을 위한 길이 된다.

모든 안경인이 하나로 움직일 때 새로운 틀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협회도 정·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접촉을 강화하면서 안경인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래지향적 안경사님들의 공감과 동참이 없다면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의 의식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 또한 20년여 동안 보수교육을 받아오고 있지만 제품교육이나 1시간 정도의 교육으로는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없다. 자기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는 자발인 교육 참여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며 이런 교육은 집체교육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보수교육 등 집체교육은 안경사 결속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부국장=안경원의 성장동력에 대해 말해보자. 새로운 선진 검안법이 실질적인 안경원의 동력이 된다고 한다. 이와 함께 안경사의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비전테라피를 도입할 수 없는지 말해보자.

다비치안경체인 김인규 대표
다비치안경체인 김인규 대표
김 대표=앞서 표준화, 전문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미국은 검안의 과정을 8년 동안 공부하지만 우리 안경사는 불과 2~3년 또는 4년제 대학을 통해 배출된다. 우선 안경계에서 교육당국에 요구해 안경광학과 학제를 모두 4년제로 바꿔야 한다.

미국 옵토메트리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안경사들은 할 수 있는 업무영역 가운데 20% 정도만 시행하고 있다. 안경사의 업무영역을 모두 실행하려면 개선 기준을 정확히 세워야 한다. 4년제 대학과정과 검안실, 장비 등의 기준이 정립된다면 안경업계 전체가 전문성 있는 분야로 비춰질 것이다.

선진검안을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앞선 검안을 위해서는 먼저 검안실을 갖추고 상세한 예비검사를 위한 장비가 있어야 한다. 다비치안경은 한국식 검안을 시작한지 3년이 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효과는 놀랍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과 안경사의 전문적 영역이 늘어나고 직접적인 매출상승에도 어마어마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안경사의 전문화는 무조건 추진해야 한다. 나름대로 용어정리를 해봤다 미국에서 옵티션은 판매사, 옵토메트리스는 안경사로 풀이된다. 전문적인 것은 전문가에 물어봐야 하겠지만 용어를 정립해 우리나라 안경사를 옵토메트리스와 같은 의미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조 부원장=앞서 말씀하신 중에 안경계 발전 동력 가운데 빠진 게 있다. 바로 고객의 신뢰다. 아무리 각 안경사의 기술이 뛰어나도 고객의 신뢰가 없다면 무의미해진다. 아무리 안경원에서 20가지 이상의 검사를 해도 고객이 신뢰하지 않는다면 모두 안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객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학제를 개편해야 한다. 또 새로운 영역에 대한 안경계의 관행부터 만들어야 한다. 제도는 이러한 관행을 바탕으로 제정된다. 비전테라피는 아직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안경계에서 먼저 비전테라피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우리 영역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처음 비전테라피를 시행할 때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

그러나 사물을 잘 보지 못하던 고객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중요하다. 앞으로 안경계가 이러한 결과를 공유해야 한다.

장 대표=미국의 옵토메트리 제도는 100여년에 걸쳐 조금씩 보완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은 옵토메트리스트 당사자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은 그냥 현재 법을 바꾼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안경사를 시력전문가라고 부르고 싶다. 안경사를 검안사라고 부르는 것은 반대한다. 검안사는 안경사를 검안 영역으로 제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시력전문가라는 명칭이 바람직하다. 시력문제는 50~60%가 질병과 관련 있다.

시과학(비주얼 사이언스) 문제는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시력전문가가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이러한 비주얼 사이언스 문제 해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안경사들이 시력문제의 10~15%만 담당하고 있어 업무영역 확대가 필요하다.

이 협회장=현재 안경원에서는 자동굴절검사기 이상은 사용하지 못한다. 협회에서 공식적,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장비를 쓰라고 할 수는 없다. 협회는 만약 일선 안경원이 제도적 문제에 부딪힐 경우 중재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실제로 안경원 현장에서는 안경사들이 학교서 배운 걸 못쓴다고 호소한다. 협회는 이런 문제를 심각히 고민하고 안경사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에서 벗어나는 일을 공개적으로 할 수 없다는 고충이 있다.

이 부국장=안경사 재교육은 검안과 조제·가공, 고객관리 스킬, 스타일리스트 등 교육 분야가 매우 넓다.앞으로 어느 기관이 주체가 돼 어떤 교육을 어떻게 , 어느 기관이 주최하는지가 안경계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보자.

김 대표=교육은 새로운 시장을 전문화시켜 파이를 키우는 첫걸음이다. 안과 의사들은 라식수술을 하기 전 콘택렌즈 등을 빌미로 안경계를 괴롭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경사의 검안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검안으로 기능성 렌즈, 누진렌즈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잠재시장이 약 3천억 규모로 추정된다. 이런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안경원에 검안실이 없다면 전문성을 보여줄 수 없다.

아직 우리나라 안경원의 절반 이상이 검안실 없는 실정이다. 검안실 등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춘 뒤 스타일리스트 도입과 고객관리 스킬 등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 1~2년 안에 안경사들의 전문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교육 진행의 주체는 협회가 맡아 안경사 의식변화와 함께 전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또 안광학 이론의 표준화는 대학을 중심으로 체계를 잡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 대표=우리 업계를 말할 때 안경만을 특정해 사용하는 관행도 고쳤으면 한다. 안경으로만 통용하는 것은 업계 범위를 좁게 만들 수 있다. 가령 안경광학과, 안경사 등의 명칭도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도록 고쳐야 한다.

장 대표=세계적으로 안경산업이 발전한 나라를 보면 안경사라는 용어를 버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안경사협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용어를 정립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 협회장=안경사는 안경광학과를 나와야 국가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제도에 따라 양성된다.
따라서 용어 하나를 바꾸는 일도 법률적인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이는 다른 의료기사 단체도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이 부국장=안경원 살리기의 실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장 스타일리스트=안경은 착용한 사람의 이미지를 가꾸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저는 여성 고객들에게 먼저 어떤 스타일의 옷을 주로 입는지 물어본다. 이런 접근은 같은 여성이 하는 게 자연스럽다. 또 전체적인 패션 트렌드 등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효과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안경테나 선글라스를 추천할 때도 ‘이게 저것보다 낫다’고 하는 것보다 ‘이런 스타일이 좋다’고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제품 선택의 시간을 짧게 하고 검안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안경원 활성화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인키안경의 경우 스타일리스트와 안경사가 각각 전문분야의 업무를 분담,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조 부원장=비전테라피 특화 안경원 체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비전테라피 특화 안경원은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섣부른 결과를 예측하는 것보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소신에 따라 추진하는 일이다. 보건당국에 알아보니 비전테라피 영업을 할 때 안경원이라는 용어만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

안경원에 비전테라피 센터라는 별도의 사업자 등록만 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비전테라피에서 하는 분야는 근시케어도 있고 시기능 장애, 사시·사위교정 등 범위가 무척 넓다. 얼렌증후군처럼 보이는 발달장애와 자폐증 등도 행동검안을 통해 알아내 바로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검안 뿐만 아니라 아동발달 심리학 등의 분야도 연구해야 한다.

정 대표=안경원 발전을 위한 방법 가운데 최종적인 수단은 바로 고객만족일 것이다. 존슨앤드존슨에서 올 초 실리콘하이드로겔 렌즈 트루아이를 출시하기 전 안경원에서 고객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각 안경원들이 검안을 통해 고객의 베이스커브까지 고려한 결과 고객 신뢰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이는 특정 제품의 판매를 떠나 고객들이 자신에게 특별한 신경을 써준다고 인식, 안경계를 다시 보게 된다는 의미가 크다. 앞으로 안경사님들에게도 이같은 점을 적극 홍보해 보다 전문화된 시스템을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이 협회장=우리 안경계는 그동안 누진다초점렌즈 도입 이외에는 별다른 진보를 하지 못했다. 다른 상품을 예로 들어볼 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신발을 예로 들어보자. 신발산업은 얼마 전부터 각각의 용도에 따른 제품이 활발히 유통된다.

누구든 일상 업무용 신발과 골프, 등산, 조깅 등 여러 종류의 신발을 자연스럽게 선택한다. 안경도 이와 같은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 컴퓨터 작업용 안경은 286컴퓨터가 나왔을 때부터 홍보했어야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 고객 신뢰 확보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라도 단계적으로 나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국가 면허라는 라이센스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로서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 대표=지금까지 말한 표준화와 전문화, 세분화 등 3가지를 구심점으로 적극적인 안경사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업계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다. 저의 경험상 교육은 제품과 연결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안경관련 시장을 키우는 길이다. 그러나 아직 각각의 교육이 실제 제품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경사의 전문성은 제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앞서 말한대로 표준화와 전문화, 세분화한 교육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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