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풍 곤파스가 서해를 따라 북상했다. 태풍은 매년 8, 9월 우리나라에 상당한 피해를 입힌다. 태풍은 국제적으로 중국어 발음에 따라 Typoon이라 부른다. 이러한 강력한 바람과 폭우는 남태평양의 허리케인, 북미 지역의 토네이도와 함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된다.

한번 이들 폭풍우가 지나가면 해당 지역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된다. 사람들은 폐허가 된 땅에 돌아와 새 집을 짓고 다시 밭을 일군다. 폐허를 새 땅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근 우리 안경업계에서 뭔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지금까지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여러 문제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조만간 큰 틀의 변화가 있을 거란 전망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분야가 바로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다.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는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몇몇 선구적인 기업들이 기반을 닦아 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컬러·미용렌즈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상품으로 수출시장에 활발히 진출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쉽게 지우지 못할 그림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들의 타사 제품 카피 행위가 그렇고 해외시장에서의 덤핑 공세가 그렇다.

심지어 중국에 대한 ‘벌크수출’ 얘기도 공공연히 오가고 있다. 그러나 각 업체 관계자들은 이런 수많은 일들이 모두 타사들만의 일이라고 정색한다. 일부 업체들이 시장을 흐리고 업계 이미지를 깎아내릴 뿐 자신은 간접적인 피해자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돌고 돌다 결국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분명 잘못에 따른 결과는 있는데 그렇게 한 사람은 전혀 없다는 결론 아닌 결론에 이르고 만다. 이런 잘못이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작은 잘못들을 감추기에는 우리 시장이 너무 커졌고 글로벌 시장도 앞마당처럼 뻔히 내려다 보이게 됐다.

무엇을 감추려 해도 더 이상 감출만한 그늘이 없게 된 셈이다. 더욱이 일부 업체의 잘못된 관행을 방치할 경우 업계 전체에 대한 사회적 불신과 성토를 부를 수도 있다. 그런 비극적인 사태를 막기 위한 각 업체와 업계의 자정노력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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