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시’라는 제법 어려운 눈 관련 의학용어가 최근 화제가 됐다.

김황식 총리의 병역 면제 사유가 부동시였기 때문이다. 김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부동시라는 낯선 용어를 안경사들에게 묻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일명 짝눈으로 불리는 부동시는 부등시라 불리기도 한다. 두 눈의 굴절도가 2디옵터(D) 이상 차이가 나는 시력 이상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인 성장기 아동의 경우 부동시를 방치해 두었을 때 좋은 시력의 눈만 사용하기 때문에 나쁜 시력의 눈은 더욱 나빠지기 쉽다. 이로 인해 입체감이 떨어져 거리 감각에도 문제가 생긴다.

실제 안경원에서 부동시에 관련한 조제 가공법 문의를 안경사들끼리 자주 주고받곤 한다.

부동시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력 발달이 대체로 완성되는 6∼8세 이전에 부동시 증상을 발견하게 되면 안경으로 좋은 쪽 눈의 사용을 억제하고, 나쁜 쪽 눈의 사용을 늘리는 차폐법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학생들이 칠판을 볼 때, 한 쪽 눈만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김 총리처럼 이미 시력 발달이 끝난 성인의 경우에는 이런 보존적인 방법으로 교정이 불가능하다.

2010년 2월 발표한 병무청 자료 ‘질병 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 기준’에 따르면 두 눈의 굴절도 차이가 2D이상 5D미만이면 3급(현역), 5D이상이면 4급(보충역) 판정을 받게 됐다.

김 총리는 지금보다 신검 기준이 덜 까다로웠던 1971년 당시 2D 이상의 부동시로 5급(면제) 판정 대상이었다.

부동시의 예를 들면, 오른쪽 눈이 +l.0 D의 원시이고 왼쪽 눈은 -2.0 D의 근시인 경우, 또는 오른쪽 눈이 -3.0 D의 근시이고 왼쪽 눈이 -6.0 D의 근시인 경우 등이다.

앞의 경우를 이종부동시라 하여 뒤의 경우와 구별하는 경우도 있다.

부동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눈을 완전히 교정한 안경을 쓰면 쉽게 안정피로를 일으켜, 해당 안경을 오래 쓰지 못하게 된다.

그 원인은 두 눈에 걸린 렌즈로 주변을 보았을 때 생기는 프리즘 작용의 각도가 다르고, 두 눈의 상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므로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좌우 렌즈의 도수에 2D 이상의 차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서 보다 강한 굴절이상안의 시력을 희생시켜야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실제 일선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안경사들이 부동시, 부동사위, 양안시 장애를 가진 손님들이 안정피로가 예상 된다며, 조제 가공시 안정피로를 덜어줄 방법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하게 된다.

대다수의 안경사들은 “부동시의 손님이 내방했을 때, 적당한 렌즈 권장과 충분한 설명이 중요하고 양안의 굴절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이왕이면 양안 모두 고굴절로 가공해주는 것이 낫다”며 “렌즈 재질은 좌우를 같은 것으로 통일을 시키고, +디옵터의 눈은 에지 가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반면, 안경을 장기간 착용한 사람은 부동시에 대한 불편함을 잘 느끼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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