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 검안은 가급적 피하자

“제가 안경을 끼고 다녔는데 알이 빠져서 새로 맞추려고 안경원을 찾았거든요. 안경 못써서 뿌옇게 보였는데 처음 본 안경원 아저씨가 저보고 (콘택트)렌즈 꼈냐고? 꼈었냐고? 그러시는 거예요. 전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했죠.

그래서 안 꼈다고 그랬는데 콘텍트렌즈 안 꼈네요. 그래서 안 꼈다고 그러고 시력검사를 했는데 검사 후에도 그 아저씨가 자꾸 렌즈 꼈었냐고 계속 물어 보시길래 서클렌즈 한 달 정도 꼈었는데 지금은 아예 안 낀다고 그랬더니 그냥 알았다고 하고 가셨는데 왜 자꾸 물어 보셨을까요? ㅠㅠ 너무너무 궁금해요.

혹시 각막이 얇아져서 물어본 건 아닐까요? ㅠㅠ 그럼 평생 안경쓴 채 살아야 되는 거예요? 저 시력 -0.8 이라는데…. 무슨 연관 있나요?? 그냥 물어 본 거였으면 좋겠는데 ㅠㅠ 나쁜 거라면 어쩌죠.”

최근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질문이다. 안경사라면 누구나 왜 콘택트렌즈를 꼈었냐고 질문했는지 잘 알만한 내용이다. 당시 안경을 맞추러 간 소비자의 눈이 충혈됐거나 육안으로 보기에도 건강해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검안을 하게 되면 본래 시력을 찾아내기 어렵다. 해당 안경사는 이를 염려해 피검자의 눈 상태가 왜 그런지 알아내려 노력했을 것이고 피검자는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이 글의 안경사는 매우 꼼꼼하게 고객의 검안을 진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안경사가 피검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검안을 진행할 경우 며칠 지나지 않아 안경 도수가 맞지 않는다는 클레임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당뇨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 혈당량에 따라 시력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환자는 정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시력이 변화하고 안경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년의 고객을 맞을 경우 검안을 하기 전 당뇨 증상이 있는지 문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행하게도 안경사는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받기 때문에 고객의 혈당량을 직접 확인할 수 없지만 당뇨환자들이 상비적으로 쓰는 혈당 측정기 정도는 활용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혈당량이 너무 높을 경우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한 뒤 다음날 다시 방문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다. 고객은 안경사를 더욱 신뢰하게 되고 분명 다시 해당 안경원을 찾게 될 것이다. 또 저녁 늦은 시간은 검안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업무나 학업에 눈이 피로한 상태에서 검안을 하게 되면 과교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안경사들의 뜻을 모아 저녁 검안은 절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자체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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