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해여서 그랬을까.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새해 예산안 날치기 등 유난히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안경업계 내부적으로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반목과 대립구도를 보여 왔던 양대 광학전이 하나 되는데 합의를 하고, 역대 최고의 안경 수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외형적인 모습은 화합과 성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안경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는 안경원, 제조사, 수입사, 유통사들의 뿌리 깊은 갈등은 여전했다. 안경테 제조공장과 유통사와의 관계, 안경테 수입사와 안경원의 관계에서 각각 지위적 갑을논쟁 등 힘겨루기가 여전했다. 이들의 힘겨루기 근간에는 ‘사후 결제’라는 거래 관행이 한몫을 하고 있다.

올해 만난 대부분의 안경인들은 2011년에는 ‘나만 잘 살겠다’는 이기주의적 유통 관행을 바로잡자고 말했다. 유통사뿐만 아니라 제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 유통단계의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상생할 수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금까지 안경시장에서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물류 유통에서의 결제 시스템 문제를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건전한 유통 질서와 투명한 결제 시스템 강화가 안경업계 발전의 첫걸음이란 데 이의를 달지 않았다.

수입사들은 원산지 및 제조 표기 사항에 따라 정확한 제품 유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유통사와 안경원들은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로 경쟁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누구나 업계의 고질병을 알고 있으면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바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상대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데 있다.

나만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재단하다 보니 나의 이익만 눈에 보이고 나의 생각만 옳게 보이는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여기저기 갖가지 어려운 사자성어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한 해를 풀이한다.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지던 사자성어가 이제는 유행어처럼 됐다.

안경업계에 가장 필요한 사자성어는 어려운 말이 아닌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안경업계의 사자성어다.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만큼 상대를 위해 배려하면서 기업을 한다면 신묘년 안경산업은 무탈한 한해를 보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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