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전문성·소비자 대중성 접목된 신기법 개발 요구

‘티켓 몬스터’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유통시장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최근 이러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선글라스 등 안경관련제품 공동구매 할인 영업에 가뜩이나 덤핑 판매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안경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로 대표되는 웹 비즈니스를 더 이상 무조건 반대하거나 막기 어려워져 안경계의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PC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짧은 기간 중 돌풍을 일으킨 소셜커머스 또한 스마트 폰 이용자 급증에 의존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보다 다양한 상품개발을 위해 시장에 유통중인 모든 상품·서비스를 할인 행사 품목으로 끌어들인다. 최근 후발 소셜커머스 업체 J社 대표 이 모 씨가 기자를 찾아 모 안경체인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J社는 단기간 안에 수백 개에 이르는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가운데 매출순위 20위권에 들만큼 급성장,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씨는 대형안경체인의 전국 가맹 안경원 네트워크를 활용, 일반 소비자들에게 특정 안경상품의 1일 할인 행사 진행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해당 체인안경원의 지명도를 높이는 동시에 각 가맹안경원의 매출도 함께 올릴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본지는 시력 교정 안경·콘택트렌즈의 경우 전문적인 안경사 처방이 필요한데다 가격파괴에 따른 폐해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이 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씨는 그러나 일부 성형외과 등 의료계까지 소셜커머스 마케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며 안경계의 가격파괴 저지 방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조만간 안경업계도 소셜커머스 등 신종 마케팅 도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웹 공간의 무한 확장성과 그 안에 만들어진 네트워크의 촘촘한 그물망을 따라 신종 비즈니스가 전통적인 소매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경업계도 더 이상 소셜커머스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무조건 경원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을 준비중인 최유정 씨(34)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소셜커머스 등은 모두 웹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대 개인 간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의료기기로서 대중화에 한계를 갖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착용해야 하는 대중성 또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안경관련업체나 안경원, 안경사 개개인이 인터넷 공간에서의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각종 공산품부터 여행상품, 음식점, 공연 티켓까지 휩쓸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안경·콘택트렌즈 전용 소비자 대상 소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자는 얘기다. 현재 안경업계는 일부 발빠른 안경원과 일부 제조·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 인터넷 커뮤니티 개설 등을 진행 중이다.

또 오는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1상권 1안 경원 전국 700곳 안경원연합’ 발대식을 가질 예정인 ‘볼리앙코’(대표 이택근)은 안경제품 유통 뿐만 아니라 각 지역 안경원과 소비자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볼리앙코 몬스터’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 폭넓은 소비자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안경사의 전문성과 소비자들의 대중성을 조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의료기기로서의 유통 제재를 받지 않는 선글라스와 무도수 컬러·미용렌즈, 안경테 등은 이미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부분별한 가격 덤핑에다 모조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안경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이 확산될 경우 안경업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일선 안경원의 가격할인 경쟁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안경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되풀이 되면서 일반 사이버 유통업체의 업계 잠식을 부를 수 있다.

서울의 한 안경사는 “젊은 안경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법 도입에 대한 자각이 확산되고 있으나 개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워 직접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안경사 단체 등에서 선진 안경광학 교육 등 학술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안경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소셜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개발, 보급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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