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에서 속마음 읽는 대화법 ‘공감백배’

최근 안경원을 내방한 고객들이 주로 하는 어록을 정리해 풀이한 말이 안경사와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아이닥터 안경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인 안경블로그 스펙타클에는 ‘안경원에 꼭 필요한 손님언어 번역기 개발’ 코너가 마련돼 화제다.  손님언어 번역기 코너에는 안경원을 내방하는 고객들의 각종 말들을 정리했다. 

“요즘 경기가 안 좋은데 왜 이렇게 안경원이 많은가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벌써 3곳이나 지나쳤네.”
“00 외삼촌 알지?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좀처럼 거기까지 가기가 힘드네, 자꾸 그냥 해달라고 하기도 부담스러우니까 그냥 가까운 곳에서 하지…”

“안경은 이게 맘에 드는데 이렇게 비싼 것 필요 없는데… 어차피 얼마 쓰지 못하고 또 바꿔야 하는데…” “우리집은 식구가 4명인데 전부 안경을 써요.”

안경원을 같이 방문한 엄마가 딸에게 “너, 그게 정말 맘에 들어? 집에 가서 다른 말 하지 마. 아니면 다음에 다시 오던가.” 40대 남성 고객 안경사에게 다짜고짜 “안경 팔면 다 남는다면서요.”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의 다양한 대화들이다. 이 말들을 안경사 입장에서 종합 ‘번역’해 보면 전부 “싸게 해주세요”라는 뜻으로 해석돼 글을 접한 네티즌들의 배꼽을 잡게하고 있다.

재미 위주로 글을 올렸지만, 문제는 화성에서 온 손님, 금성에서 온 안경사처럼 서로의 말뜻 진의를 이해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는 점이다. 앞선 대화들은 직접적으로 깎아 달라는 말을 하는 소비자들과는 다르게 에둘러 표현한 사례들이다.

관록이 쌓인 중견 안경사들의 경우, 가볍게 넘길만한 대화들이지만, 이제 갓 안경원에 입문한 신참 안경사들의 경우에는 달갑지 않은 표현들이거나 유쾌하지 않는 대화들이다. 또 눈치가 빠르지 못한 안경사들의 경우 고객들의 말을 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있다.

안경원을 찾은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는데 이해를 못하나”하고 언짢아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안경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스펙타클 블로그를 운영하는 아이닥터 안경원 관계자는 “대화법에서 알 수 있듯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안경사와 안경원을 신뢰하지 않는 까닭으로 안경은 많은 이윤이 남으니까 ‘많이 깎아야 한다’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안경을 판매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소비자들 중심으로 안경원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새내기 안경사들의 경우에는 두루뭉술한 고객의 말의 숨은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안경사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이런 표현을 사용할 때 대부분 가격을 조정하기 원한다는 사실을 빨리 포착해야 한다.

또 제시한 가격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고객에게 명쾌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때, 안경원 근무도 즐거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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