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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對 안경시장, ‘규모의 경제’에 보내는 불편한 박수
2011년 05월 20일 (금) 11:28:51 한국안경신문 opticnews@webmasrer.co.kr

   

칼럼니스트 유윤혁(ysgyyh@gmail.com)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드라마 ‘근초고왕’은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딜레마 중 하나를 그려내고 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근초고왕이란 역사적 인물이 한반도 역사상 최초로 군왕 중심의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같은 제목의 드라마는 군사력과 조세권을 가진 지방 귀족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백제가 마한 54국, 가야 7국 및 백제 옛 귀족 세력들을 중앙집권화 된 왕권 아래 통합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과정은 ‘피비린내 나는 갈등과 반목’, 그 결과는 ‘백제의 전성기’로 요약된다.

위의 사례와 같이, 국가를 포함하여 조직, 사회 등 하나의 집단이 단위체로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적 요소들 간 이해관계의 대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이러한 원리는 시장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나타난다. 하나의 시장 안에서 특정 기업군이 시장의 주도적인 지배세력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독점화 현상’은 그 과정에 있어서는 시장의 다양성을 침해하고 영세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많은 갈등을 야기한다.

하지만 그 결과 나타나는 ‘규모의 경제’ 현상은 시장사업자 전체의 비용을 줄이고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역설적인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 소규모 업자의 이해관계들을 침해한 결과 해당 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최근 안경업계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외부적인 FTA 물결과 내부적 시장진입장벽 완화 추세로 인해 안경사 중심의 소규모 점포로 운영되어 오던 업계 구조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여 업계에서는 그동안 다른 업계들과는 달리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제12조’의 비호 아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였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업계의 체질강화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업계 유통 및 판매채널의 투명화, 체계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다. ‘1상권 1안경원’ 목소리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그 동안 각종 FTA의 체결과 관련하여 어느 산업에서든 크고 작은 소요가 발생했었다. 그리고 이러한 소요들의 중심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업계 경쟁력 제고라는 화두가 자리하고 있다. 대형할인점의 SSM을 통한 소매업 진출과 관련하여 기존 상권의 슈퍼마켓과 빚었던 격렬한 갈등 역시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니다.

안경업계에서 기존의 대형 안경체인과 최근 프랜차이즈 출범을 선언한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밌는 것은 이들 대규모 소매, 유통체인들이야말로 업계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준비와 역량을 갖춘 존재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것이다.

업계의 체질강화를 위해 전문가들은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는 대규모 안경체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업계의 체계화 및 통합화이다.

이는 상대적인 자본력, 체계적인 마케팅 및 홍보전략, 안경사 교육지원, 그리고 통일된 상호를 통한 인지도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둘째는 업계 유통채널의 투명화이다.

현재 소규모 사업자 위주로 형성된 안경업계의 관행 상, 정해진 유통마진이 없이 개별 사업자가 임의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미성숙성 때문에 앞으로 시장에 참여할 합리적 경쟁자들에게 기존 사업자들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안경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다. 이는 가격 및 물리적 경쟁력에서 새로운 경쟁자들과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의 안경 전문가들만의 차별성을 보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안이다.

즉, 한국적인 정서에 호소하면서 ‘패션으로서의 안경’을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것이다.

근초고왕의 백제도 이해관계를 침해당한 귀족들의 모반에 직면하였다. 이들의 심정은 대형유통업체 및 판매업체의 행보에 근거 없는 비방과 루머로서 자존을 보존하려는 영세업자들의 이해관계와 다르지 않다. 변화라는 ‘도전’에 참여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응전’해야만 한다.

이들에게 ‘규모의 경제’란 매우 불편한 단어이다. 당장의 나의 수익과 업계에서의 존엄성이 동시에 훼손되는 모욕을 맛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규모의 경제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특히 안경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우리 시장이 상대해야 할 경쟁자들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나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려는 용기의 결말은 파국이다. 이것이 치킨게임이 주는 유일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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