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안경원 만들기 집중전략

지난달 대한안경사협회 제주지부가 도내 안경원의 정기휴뮤일을 지정하고 회원 전체가 참여키로 의결했다는 소식이다. 내륙지역보다 좁은 권역에 회원들의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번 결정의 실효성 또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도는 안경계 전체가 진작부터 진행했어야 할 일이다. 제주를 시금석으로 전국 안경원들이 정기휴일제도를 정착시킬 때 안경사 생활수준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충분한 휴식은 재충전으로 이어져 업계의 질적 수준도 높아진다. 이러한 정기휴일 뿐만 아니라 각 안경원의 임시휴무 활성화도 필요하다. 바로 안경사 재교육을 위한 임시휴무를 말한다. 의무교육인 법정 보수교육 외 안경사 모임을 통한 전문교육이나 각 기업의 교육 세미나, 안경광학회가 마련한 이론교육 등의 참여를 위해 하루쯤 문을 닫는 임시휴무는 두걸음을 내딛기 위한 1보 후퇴와 같다.

안경원 쇼윈도에 ‘××교육세미나 참석을 위해 금일 임시휴무합니다. 고객님의 양해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안내문이 붙는다면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급하게 안경을 맞춰야 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찾는 고객들은 일시적인 불편에 마음이 상할지 모른다.

또 간혹, 고객서비스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 아니냐며 불쾌해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안경사가 시력전문가이자 전문적인 의료기사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하루 매출을 포기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실제로 하루 종일 예약 환자가 밀리는 의원의 경우 진료일정 조정을 통해 하루 종일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병원 출입구에는 으레 ‘○○학회 세미나 참석차 휴진합니다’라는 팻말이 붙는다. 급한 증상으로 의원을 찾는 환자는 낭패감을 갖기 마련이지만 자신의 동네의원 의사가 새로운 의학지식을 갖추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이후 해당 의사를 찾은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안경사 또한 이와 다를 바 없다. 정기적으로 교육 참석차 휴무한다는 안내문이 붙는 안경원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안경사가 근무한다는 입소문이 나게 되고 고객들의 신뢰가 쌓일 것이다.

교육차 임시휴무, 고객신뢰 확보 지름길

지난달 한 콘택트렌즈 업체에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이 모 안경사는 서울 중구의 안경원에 근무 중이다. 해당 안경원에는 원장 안경사를 포함, 4명의 안경사가 함께 근무한다. 이 안경사는 원장 안경사의 권유로 교육을 받게 됐다며 시종 진지하게 강의 내용을 필기했다.

그는 “강의 내용은 안경원에 돌아가 다른 안경사들에게도 알려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마디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다 확실한 교육 이수를 위해 안경원 문을 닫고 모든 안경사가 교육장으로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루 매출을 포기할 경우 월수입을 맞추는 데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결국 차선책으로 안경사 한 명만 보내는 셈이다.

원장 안경사 혼자 근무하는 1인 안경원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프리폼렌즈 등 새로 나온 안경렌즈나 1년에 십수개 씩 쏟아져 나오는 콘택트렌즈 신제품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얻고 싶어도 교육에 참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결국 안경원 업무중 해당 제품 영업사원이 방문했을 때 간략한 정보만 들어야 한다. 이런 경우 고객에게 해당 재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어렵고 상세한 상담을 통한 고정고객 확보도 쉽지 않게 된다. 서울의 1인 안경원을 운영하는 K안경사는 이례적으로 꼭 들어야할 교육이 있으면 과감하게 문을 닫는다.

교육장까지의 이동시간과 평균 3시간 이상인 교육시간 등을 따지면 약 6시간 정도는 안경원 운영을 못하게 된다. 하루 일과의 절반은 포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K안경사는 오전부터 진행하는 교육이 반갑다. 방문 고객에 많지 않은 오전에 교육을 받고 점심식사를 마친 뒤 곧장 안경원에 돌아와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K안경사는 “오전 교육에 참석하면 보통 2~4시쯤 안경원 문을 열 수 있다”며 “몸은 피곤하지만 이를 통해 앞선 제품정보는 물론 최근 시장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얻는 게 잃는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전일 휴무 어려워도 하루 절반은 투자

K안경사도 하루종일 안경원 문을 닫고 교육에 참석하긴 어렵다고 한다. 남들 다 쉬는 주말까지 문을 열어도 월 매출이 떨어지는 판국에 하루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그만큼의 수입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런 까닭에 앞서 말한 대한안경사협회 제주지부의 정기휴일 지정 결의가 뉴스가치를 얻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이 주5일제를 의무화하는 마당에 이러한 안경원 근무여건을 무척 열악한 편이다. 인근 안경원과의 경쟁을 이유로 정기휴일조차 지키지 못하는 형편에 교육참가를 위해 문을 닫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다면 교육참석을 위한 임시휴무는 안경계 전체 차원에서 권장해야 할 일이다. 또 일선 안경원에서도 막연히 고객을 기다리는 것보다 과감히 문을 닫고 교육에 참석하는 게 더 큰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모든 안경사들의 적극적인 교육 의지와 합의 도출이다. 안경계는 각 지부 차원에서 과대광고 근절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같은 캠페인에 대한 일부 안경원의 반발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식으로 정기휴일제 또한 지정할 수 있고 교육을 위한 임시휴무를 장려할 수도 있다. 시중 안경원 곳곳에 ‘교육 참가를 위한 휴무’ 게시물이 붙는다면 이것만으로도 안경계의 전문가적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교육을 통한 안경사들의 실무능력 끌어올리기와 보다 질 높은 고객 서비스 제공 또한 가능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교육관련 임시휴무는 철저히 남는 장사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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