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공법 차이” 제품 안전성과 무관해

‘색소침착 실험’이라 불리는 네티즌의 서클렌즈 색소실험 문제가 안경업계 도마에 올랐다.

지난 5일 인터넷 ‘N' 포털사이트에는 ‘색소가 묻어나는 싸구려 서클렌즈’라는 글이 올라와 콘택트렌즈 착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격대별로 정리한 서클렌즈의 표면을 면봉으로 문질러 색소가 묻어 나오는지 여부를 직접 실험한 내용이다. 면봉으로 문질러 색소가 묻어나오면 각막에 색소가 침착될 수 있으니 위험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서클렌즈에서 색소침착 현상이 나타났다는 결론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현재 해당게시물은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서클렌즈 색소실험이 최근 몇 년간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근거 없는 루머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몇몇 블로거들은 서클렌즈 착용제품 후기라는 명목으로 직접 면봉으로 문지르는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렌즈가 찢어지기 직전까지 힘을 가해 면봉으로 문질러 색소가 묻어나오면 사용해서는 안 되는 제품, 오래 문질렀는데도 묻어 나오지 않았다면 안전한 제품이라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콘택트렌즈 제조유통업체 관계자들은 네티즌의 실험과 같이 면봉으로 문질러 색소가 빠지는 렌즈와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이분하는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색상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컬러 부분의 재질 전체가 컬러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경우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실험도구로 면봉을 사용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면봉은 렌즈를 다루는 손가락 끝이나 착용상태의 렌즈표면을 지나가는 눈꺼풀보다 절대 부드럽지 않다. 면봉으로 렌즈를 문지르는 것은 렌즈표면 재질에 손상을 준다. 제품에 손상을 가하면서까지 실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콘택트렌즈는 안구에 접착하는 의료용구다. 공인기관의 기준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 승인을 받은 제품이 판매되는 것이다. 공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의료용구를 테스트해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

현재 네티즌들의 비공식적인 테스트로 제품의 질과 상관없이 피해를 입는 기업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국내 원데이 서클렌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B사와 C사다. 

이들 제품은 면봉으로 강하게 문지를 경우 얇은 재질표면이 손상되어 색상이 빠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는 제조공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다른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컬러콘택트렌즈 제조 기술 중의 하나인 재질 가운데에 컬러를 넣는 일명 샌드위치 공법이라 불리는 공법만이 안전한 기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공법은 컬러패턴이 밀리는 현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커 안경사들도 컬러패턴이 일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B사의 콘택트렌즈 경우 FDA와 ISO 규정대로 손으로 렌즈를 관리하는 중에는 전혀 탈색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소프트렌즈 관리방법인 렌즈관리용액을 이용한 ‘러빙(Rubbing) 테스트’를 거쳐 20초 이상 손으로 렌즈 표면을 문질러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70℃의 온도에서 24시간 동안 가열하는 한국식약청의 생물학적 테스트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제품의 컬러는 오랫동안 안과제품과 화장품에 사용되어온 FDA로부터 안전성이 입증된 허가 받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컬러가 눈에 직접 닿지 않고, 산소투과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얇은 마이크로 캡슐형태의 재질이 컬러를 감싸고 있는 구조라 안전하다. 하루용으로 최적화해 제조된 제품이며, 공인기관의 검증을 받은 안전한 콘택트렌즈다.

한편 모 안경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부 업체에서 타사의 제품에 대해 면봉으로 슬쩍 닦아보니 색소가 묻어 나온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서클렌즈 국내유통을 허가한 식약청은 결코 만만한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클렌즈 제품의 하자 여부는 FDA와 한국식약청 등 공인기관이 판단할 사항이다. 이미 과학적인 검증과 여러 테스트를 거쳐 판매가 이루어진 제품에 대해 자의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고 비방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다.

또한 안경사에게 검증되지 않은 실험방법을 근거로 타사제품을 깎아 내리는 영업행태는 안경사의 전문가로써의 위상마저 무너뜨리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아울러 제품에 대한 선택권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을 더욱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업체 보다 좋은 제품으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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