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이 불량 서클렌즈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들어간다.

이번 MBC 심층취재 보도와 관련하여 서갑종(식약청 의료기기관리과) 과장은 “컬러렌즈의 색소와 관련해서 용출물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시험검사결과 색소가 용출되지 않아야 합니다.”

“조사 결과 유해성 제품을 시중에 유통한 것으로 밝혀지면 해당 업체에 대해, 최대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입니다.”라고 지난 23일 밝혔다.

 

안경계 폄훼 빌미 만드는 ‘저가렌즈’

안경사 신뢰 좀먹어… 저급제품 수요 근절돼야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색상으로 여성 고객을 유혹하는 컬러·미용 콘택트렌즈. 10대 청소년은 물론, 최근에는 남성들까지도 컬러 콘택트렌즈를 즐겨 찾는다. 하지만 이 같은 서클·컬러 콘택트렌즈가 또다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1일 MBC뉴스데스크는 심층취재 코너를 통해 일부 저가렌즈로 인한 부작용 사례를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방송 프로그램을 접한 상당수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취재를 통한 안경계 흔들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저가·저급제품의 문제를 안경업계 전체의 문제인양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컬러콘택트렌즈의 부작용과 저가제품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제품의 위험성만을 부각해 모든 제품이 ‘나쁘다’라는 인식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결국 저가 서클렌즈 부작용과 관련한 이번 MBC뉴스데스크의 보도는 식약청의 ‘불량 서클렌즈’전면조사 착수로까지 이어졌다.

방송 다음날인 지난 22일 식약청은 문제의 서클렌즈에 대해 전면조사에 착수하고 제조 공정상 문제가 있었는지, 유해성 검사를 정상적으로 통과했는지 조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청 의료기기관리과 서갑종 과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 유통 중인 모든 컬러렌즈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곧 실시할 예정”이라며 “방송에서의 시험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고 문제를 제기한 수준이며 국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식약청에서는 색소용출물 시험을 통해 조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판매중지 처분과 함께 조사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콘택트렌즈 착용자들이 겪는 부작용은 대부분 착용 중 관리 소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택트렌즈 주요 사용계층인 10대 학생들의 경우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착용하거나 착용시간 준수 등을 외면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소비자 관리소홀 문제는 덮어둔 채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안경원과 안경사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송에 안경업계는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안과 의사들의 콘택트렌즈 처방·판매권을 둘러싼 안경사 폄훼가 지나칠 정도로 집요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안경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방송이 ‘저가렌즈’ 유통근절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결과로, 안경계 폄훼 빌미를 스스로 제공한 면도 있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저가렌즈 유통이 일차적 문제라는 의견이다.

아름다움과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서클렌즈 등의 미용렌즈는 콘택트렌즈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폭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10~20대의 구매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부작용 이슈가 많다는 것 역시 콘택트렌즈 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그 이유로는 무엇보다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제품의 난립을 들 수 있다.

과당경쟁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만을 찾고, 또 싼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을 공급하려는 업계 풍토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저가 컬러렌즈는 외면에 안료를 인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경우 각막에 색이 묻어나고 산소가 투과되지 않아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컬러렌즈는 의료기기인 만큼 허가 받은 제품인지, 적법한 유통라인을 거쳐 안전한 판매처인 안경원에서 판매되는 제품인지 꼼꼼히 확인 후 구매할 것을 고객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저가제품 유통과 관련해 대한안경사협회 한 임원은 “자사의 이기심을 앞세워 가짜 상품과 저가상품을 시시때때로 시중에 유통시키는 극소수 일부 업체들 때문에 언론 매체들에 안경업계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며 “이때마다 선의의 안경사들이 국민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으면서 신뢰감 형성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대한안경사협회는 콘택트렌즈 착용법과 부작용 예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 배포하는 등 콘택트렌즈 판매 시 사용방법과 부작용에 대한 안경원의 고지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각 일선 안경사들 역시 콘택트렌즈 판매에 따른 고객설명에 좀 더 신경 쓰는 등 국민의 눈 건강을 지키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안경업계 구성원, 특히 콘택트렌즈업계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은다면 콘택트렌즈는 ‘저가’라는 오명을 벗고 고수익 창출 아이템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다음은 지난 21일 방송된 ‘서클렌즈의 함정’이라는 제하의 MBC뉴스데스크 심층취재 기사 전문이다.

 

‘제2의 화장’ 서클렌즈, 잘못되면 ‘실명’

렌즈 안쪽에 염료를 입힌 서클렌즈, 눈동자 크기와 색깔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죠.

제2의 화장이라 할 만큼 미용 효과도 커서, 일단 한 번 써보면 맨 눈으로 다니기 싫어진다는 분도 꽤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유충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SYN▶

“되게 뚜렷해 보이잖아요. 초롱초롱해 보여서요.”

“서클렌즈를 끼면 자신감이 생겨요”

◀INT▶

“사진 찍을 때 눈이 되게 또렷하게 나와서 눈이 커 보이니까.”

콘택트렌즈에 색깔을 입힌 이른바 서클렌즈. 검은색부터 노란색, 파란색, 심지어 보라색까지. 화려한 색깔만큼,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서클렌즈를 끼면 검은자위가 더 커 보이거나, 색깔도 바꿔, 이국적인 분위기도 납니다. 때문에 시력보다는 미용을 위해 사용됩니다.

20대 여성의 눈동자. 흰 자위에 핏줄이 여기저기 터져 토끼눈처럼 빨갛게 변했습니다. 7년 동안 서클렌즈를 껴왔는데, 눈의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INT▶ 정인 / 안과 전문의

“이 혈관이 동공을 침입하면 시력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죠. 사실 굉장히 위험한 합병증인데… ”

컴퓨터 앞에 앉아 쉴새없이 눈물을 닦고 있는 남성. 눈이 따가워 모니터를 1시간 넘게 쳐다 볼 수 없습니다. 서클렌즈를 잠시 착용했다가 결막에 부종이 생겨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INT▶ 김형수 / 써클렌즈 피해자

“저는 진짜. 솔직한 심정으로 정말 짜증나요. (부작용) 얘기만 해줬어도 안 꼈을 거예요.”

▲ MBC뉴스데스크 심층취재

서클렌즈 대부분은, 렌즈 안쪽 면에 염료가 발라져 있습니다. 면봉에 물을 묻혀 서클렌즈 안쪽을 문질러 봤습니다. 파란색 염료가 면봉에 묻어나옵니다. 다른 서클렌즈도 마찬가지.

이런 화학물질의 염료가 각막에 그대로 닿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는 겁니다. 게다가, 염료 탓에 산소가 투과되지 않아 눈이 숨을 쉬지 못합니다.

◀INT▶ 구현남 / 안과 전문의

“혈관이 없어야 되는데 혈관이 생겼습니다. 이 혈관은 치료를 해도 영구적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특히, 일부 값싼 서클렌즈가 위험한데, 문제는 이런 렌즈를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INT▶ 김하은, 홍순민, 구하영/(16)

“엄청 많이 껴요.” (한 몇 명 정도나 껴요?) “웬만한 애들 다 껴요. 여자애들은 거의 다.”

심지어, 친구들끼리 바꿔끼기도 합니다.

◀INT▶ 이소진

“돈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친구들끼리 교환해서 많이 사용하고 그랬어요.”

미국에서는 반드시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런 규제 없이 어디서나 구입해서 착용할 수 있는 상황.

◀INT▶ 박우형 회장 / 대한안과의사회

“색소가 화학작용을 하기 때문에 눈에 부작용을 일으켜서 충혈이라든지 염증, 심하면 실명. 각막 궤양이 생겨서 실명할 수 있는… ”

서클렌즈 부작용 피해자는 한 달에 2만 명씩 발생하는 것으로 안과의사회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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