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건강 중요성 외면, 흥미위주 110개 직업 선정

‘넌 꿈이 뭐니?’ 어린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면 보통은 대통령, 선생님, 경찰관 등 한정되어 있는 대답을 들을 수 있지만 흥미를 느끼는 직업이 새로이 등장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새 장래희망이 바뀐다.

이런 장래희망은 대부분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듣거나 봐왔던 모습들을 토대로 자신들의 위시 리스트에 담아둔다. 이후 청소년이 되어서도 ‘나의 직업’에 대한 실제적인 파악은 어렵기만 했다. 약 20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어린이들과 청소년은 자신의 미래의 직업에 대해 이와 같이 단지 막연한 미래의 꿈만을 꿔왔다.

이에 지난 5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직업에 대한 다양한 체험 및 직업탐색의 기회를 갖게 하고 건전한 직업관을 고취시키는 등 종합 인프라를 구축한 고용노동부 산하의 직업 체험관 ‘한국 잡월드(이사장 장의성)’가 개관했다.


직업세계관은 직업세상으로의 첫걸음을 내딛는 공간으로 직업세계의 전반적인 모습과 변화상, 직업의 가치 등을 이해하도록 마련됐으며 4개 존에 14개 코너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110여개의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한국 잡월드’ 그 어느 곳에서도 안경사 업무를 체험 할 수 있는 코너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본지 기자가 한국 잡월드 관계자와의 통화 가운데 체험 직업 선별 기준과 안경사 직업 체험은 없느냐는 질문에 “아이들과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직업들을 선별해 직업체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안경사 관련 체험관은 없다”고 말했다.

체험 가능한 방송국, 광고회사, 우주센터, 소방서, 법원, 과학수사센터 등 TV프로그램 소재로 종종 다루는 직업은 청소년들의 관심도가 높을 수 있다. 하지만 판금공장, 자동차 영업소, 건물청소현장 등 청소년들이 접하기 힘들고 생각지 않을만한 생소한 직업도 한국 잡월드에는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이전부터 학생의 눈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국가적 차원에서 각종 시력 보호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들 4명 가운데 3명은 안경 착용이 필요할 정도로 시력이 나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절반 이상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경사의 중요성이 어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사회의 통념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안 건강에 대한 경각심과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고지하고 인식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국 잡월드에서도 ‘안경사’라는 직업 체험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한국 잡월드의 안경사 체험 코너의 부재는 언제나 5천만 국민의 주변에서 안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전국 4만여 안경사가 등한시 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눈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대다수의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수 십 년간 국민의 소중한 눈을 지켜온 안경사라는 직업은 ‘시력’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안경 판매자로 인식돼 안보건 전문가로서 이해되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안경사협회에서도 안경사의 이미지 제고를 내세우기 이전에 국민들에게 박혀 있는 안경사의 옛 이미지 틀을 깨야한다. 특히 한국 잡월드와 같이 국민들과 안경사 업무 체험을 통해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곳에서 눈높이를 맞춰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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