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안경사·검안사 제도 벤치마킹해야

글로벌 시대다.
어느 분야든 국내에만 시야를 맞추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현재 미국, EU를 비롯한 해외 여러나라와 자유무역인 FTA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주요 국가의 안경사와 검안사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실력 있는 안경사의 필요 조건이다.

대한안경사협회를 주축으로 FTA 협상 등에서 안경소매시장의 개방을 적극 저지해 오고는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안경관련 서비스 및 소매시장도 문호개방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에는 해외 여행, 또는 체류시 해외 안경원에서 검안과 렌즈처방·제조를 경험한 내국인이 급격히 늘어났다. 해외 안경사· 검안사들과의 간접적인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해외 안경사와 검안사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해외 안경사·검안사 제도는?
최근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국내 안경사들의 경우, 해외 국가들의 안경사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한다. 안경사와 검안사 자격 취득에 대한 문의도 많아졌다.  안경사와 관련한 제도를 살펴보면 외국의 경우 우선 영미계통 나라들의 경우 대부분 안경사(Optician)와 검안사(Optometrist) 등 두 가지 직군(職群)으로 분리, 운영하고 있다.

최근 2년제에서 4년제로 학제 편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경우에는 안경사가 되려면 전문 안경광학 교과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보통 2년에서 4년까지의 대학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또한 보통 1년 과정인 안경판매사와 조제사는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검안사의 경우에는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8년간에 걸친 검안대학의 교육과정과 검안사 자격시험을 필요로 한다. 일부 주에서는 6년제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 국가들은 안경판매, 검안, 조제 및 가공을 엄격히 구분하는 분업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영연방국가인 싱가폴, 홍콩, 필리핀도 비슷한 유형이며, 북유럽 역시 이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영미권식과는 다르게 독일식은 기술 장인 개념의 마이스터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독일식은 마이스터 제도로 스위스 일부, 오스트리아가 이런 형태의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영미권이 대부분 4년제 학제 또는 2년 이상의 석사이상 과정을 거치는 것에 비해 독일은 7년제로 기술대학 수준이다.

대부분의 구미국가는 상호 면허를 인정하고 있어 취업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업무 영역은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의 경우에는 치료용 안액 처방과 간단한 처치까지 가능하다. 독일은 조절마비용 약물주입과 안저 검사까지 가능하다.

영미권 안경사의 개념인 optician은 광학 조제기사, 조제가공과, 판매를 주업으로 한다. 국가별 상호면허 불인정하며 검안 불가능 단순한 판매와 가공정도의 업무만 하게 된다. 자격시험은 검안사 면허시험의 경우 출신국가 1차 시험합격자에 한해 미국에서 시험 응시 가능하다. 안경조제사는 자격시험으로 구성-지역별로 규정이 다르다.

이와 같은 해외 안경사 관련 제도에 기초하여 우리나라 안경사 제도를 조망해 보면 국내 안경사는 렌즈의 조제·가공, 검안, 피팅, 판매 및 경영 등을 모두 아우르는 직무 통합형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이를 영미계통의 분업형 안경사 제도와 대비시켜 볼 경우 우리나라 안경사들은 보다 여러 가지 업무를 한 사람이 하는 통합형 방식이므로 전문적인 면에서는 아무래도 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 국가별 안경사 제도

최고의 안경사는 Meister
독일 사회는 전문적인 직업인에게 불필요한 학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독일의 직업학교가 확실하게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 도제제도에서부터 내려온 직업의 오랜 역사와 자부심은 이들의 이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원제로 운영되는 직업교육에서 학교수업은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이며 나머지 시간은 현장에서 실습생 신분으로 배우면서 일하나 대부분 기초적인 일을 시작으로 차츰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배워나간다.

이런 실습생을 채용할 수 있는 곳은 그 분야의 전문가인 마이스터가 운영하는 곳이나 마이스터를 채용하고 있는 곳이다. 그 이유는 마이스터만이 실습생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공업기술 중심의 사회로 지금도 굳건한 마이스터 제도의 전통과 자격이 힘을 발휘하는 나라이다. 미용, 이용, 제과제빵, 꽃, 심지어 구두직공 마이스터까지 있다.

독일의 안경사 자격제도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교육과정 또한 매우 복잡하다. 그 이유는 장래에 평범한 직업인이 될 것이냐, 중간관리자가 될 것이냐, 아니면 고급관리자 또는 고급기술자가 될 것이냐에 따라 진로와 교육과정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경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안경사와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독일의 전문 직종에 안경사 마이스터(아우겐 옵티커 마이스터)가 있다. 최고의 안경사 마이스터는 매우 수준 높은 고급 기술인으로서 연구직이나 현장 근무를 하기도 하지만 안경원 경영과 도제교육을 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또 직장에서의 대우 또한 차별화되어 대학을 나온 관리직보다 마이스터의 연봉이 높은 경우가 흔하다. 독일 안경사 마이스터의 경우 국내 안경사 보다 법적영역이 조금 넓다고 볼 수 있다. 일반 굴절검사 및 양안검사와 안경처방이 가능하고 뿐만 아니라 세극 등과 플루오레신을 이용한 콘택트렌즈 피팅 및 처방도 가능하다. 또한 안과의사의 연계 하에 저시력 처방도 가능하고 손님에 대한 기본적인 검진이 가능하다.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격 소지자가 안경 기술사로 안경원과 직업학교에서 3년 과정의 교육을 마치고 안경기술자 시험에 합격해야한다.

이후 안경원에서 안경기술사로 실습과정을 거쳐 직업을 동반하거나 대학교에서 마이스터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한 뒤 마이스터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독일 안경사 마이스터는 매우 수준 높은 고급 기술인으로서 연구직이나 현장 근무를 하기도 하나 이들에게는 안경원 경영과 도제(徒弟)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허가하고 있다.


안경전문학교가 병설한 단기 교육 과정 거쳐야

일본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같은 동양인으로서 여러 가지 문화 및 언어의 유사성 등으로 안경사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국가다. 일본의 안경사는 2년 및 4년제 과정 이외에 안경전문학교가 병설한 단기 교육 과정을 거처 자격등급제로 양성된다.

아직까지 일본은 안경사에 관한 교육제도나 법제도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업무 범위 또한 불분명하다. 일본에서 안경기술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학과 광학의 기초지식, 굴절이상교정지식, 콘택트렌즈지식, 눈의 생리와 해부에 관한 지식, 자각적 및 타각적 굴절검사에 관한 지식 등의 전 일본 안경 연맹이 인정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지식을 가져야만 한다.

일본의 안경사는 시력보호 전문인들의 업무를 혼자서 수행하는데 자각적 및 타각적 굴절측정은 물론 렌즈 초점을 동공에 맞추기 위한 동공거리를 계측하고 고객이 적합한 안경테 및 안경렌즈를 선택하도록 전문적으로 조언한다.

아울러 안경렌즈의 검사와 측정 및 가공, 콘택트렌즈의 조정, 약시 안경의 취급, 안 질환의 식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재)전일본안경연맹과 같은 단체에서 안경원의 설치, 안경사의 자격, 도·소매 유통의 규제 등을 자율적으로 총괄하고 있다고 한다.

전일본안경연맹은 일본 내 안경원을 관리 감독하는 대표 단체로서 표준 이상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지닌 안경사를 두고 시력 측정에 필요한 굴절검사기나 가공기기 등의 설비를 지닌 안경원을 매년 심사,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 안경사를 교육하고 심사 등록하는 단체로는 우리나라 안경사협회와 같은 (사)일본안경기술자협회가 있다. 일본 안경사 교육기반의 역사는 우리나라보다 길어 지난 1968년 학교법인 일본안경전문학교의 개교와 함께 안경사에 관한 교육이 시작되었다. 그 후 1985년 이후 4년제 안경사 양성학교와 2년제 안경사 양성 학교가 설립됐다.

따라서 일본의 시력보호 전문직종으로는 안경사와 검안사가 있으나 2년 과정의 안경사 교육 과정은 대부분이 검안까지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광학이론 응용학’ 전공자 자동으로 안경사

프랑스에서는 대학에서 ‘광학이론 응용학’ 전공자에게 자동적으로 안경사의 자격이 부여 된다. 프랑스 국가자격제도 아래 인간의 육체를 관리하는 인력으로써 안경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호주 검안사, 눈 관련 최고 직업군

호주는 눈과 관련된 직업군으로 안과의사, 검안사(Optometrist), 안경 조제사를 두고 있다. 호주에서 검안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 과정의 검안학과를 다녀야 한다. 현재 호주는 높은 진료수가에 낮은 질병률, 넘치는 안과의사로 인해 안과의사보다 오히려 검안사가 더 우위영역에 있다고 한다.

호주의 검안학과 학제는 일반학제와 같이 고등졸업과 함께 입학자격이 주어지는데 학제기간은 학사가 4년, 석사는 1~2년, 박사는 3년 과정으로 되어있다.

학부과정을 졸업하면 검안사가 될 수 있고, 한 학과당 재적인원은 40~50명 정도이다. 검안학과는 호주에서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교와 멜번 대학교, 퀸즐랜드 공과대학교에 개설돼 있다.
현재 수천명이 호주 검안사협회에 등록돼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이 실질적인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실질 검안사 중 87%는 전일제 근무를 하고 있으며 12%는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다. 약 3%는 학문에 관련된 업무 즉 교육이나 연구에 종사하고 있고, 5%는 퇴임을 했거나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 35%는 여성 검안사다.

호주 검안사는 기본 임상영역 그리고 굴절검사 양안시검사 검안경검사 스릿램프검사 안압검사 그리고 안경과 콘택트렌즈 관리를 한다. 또 이들은 안과검사를 하기 위해 안압검사 시 사용하는 마취제, 내안부 검사를 위한 산동제와 조절마비제를 사용할 수 있어 안경사 겸 안과의사 영역의 일부도 수용하고 있다.

한편 안경조제사는 말 그대로 안경만을 조제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그리 큰 역할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 현지 안경조제사의 업무는 한국의 안경사와 달리 검안사의 업무를 할 수 없으며, 콘택트렌즈 핏팅도 제한을 받는다. 많은 젊은 안경사들이 전문학위 이수 후 취업을 하고 있지만 관련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현지 상황으로 Mechanical로서는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직군 중 하나이다.

호주의 안경사 협회는 각 주 별로 각기 다른 안경협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주 마다 안경사 자격증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optician과  optometrist 철저 분리

미국에는 optician과  optometrist 직업군이 존재한다. 이 두가지 직업군 중 한국과 같은 안경사와 일치하는 직업은 없다. 국내에서는 안경사가 시력도 측정하고 안경 선택도 도와준다. 미국에서는 optometrist가 시력 측정하고 간단한 안과적 치료도 진행한다.

우리나라 안과 의사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의대수준에 맞먹는 교육 컬리큘럼을 이수해야 하며, 졸업 후에 이민자의 경우 취업해서 영주권도 신청하고 자리잡는 케이스도 많다. 반면에 optician은 학위가 필요 없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교적 짧은 교육기간을 거치면 된다. 일각에서는 optician을 안경사로 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시력 측정과 같은 검안은 하지 못하고 안경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외국인으로서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없다. 고학력 전문 직업이 아니라 업무 보조직이라 보면된다.


5단계 검안사 제도로 운영돼
중국 안경사 제도에 대한 국내 안경사들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다. 중국은 원래 안경사 취득 제도가 없었다. 지난 2007년도에 안경광학과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산동성 과학기술대학 3년제 안경광학과가 존재한다.

한편 중국에는 검안사 제도가 있다. 중국 면허제도 검안사에는 5개의 등급이 있다.  초급 검안사는 중국 안경원 종사자가 응시 가능하다. 중급 검안사는 중국 안경원 종사자 초급 취득 후 안경원 경력자만 응시가 가능하다. 고급 검안사는 안시광학원 및 의과대학 졸업자 응시 자격 및 안경원 경력자만 가능하다. 기사 검안사 안시광학원 및 의과대학 졸업자나 고급 기사 자격 취득 후 경력자가 응시 가능하다.

고급기사 검안사는 기사 자격증 취득 후 경력 7년 이상에게 응시 자격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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