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인력규모 돼야, 국민 안보건 질적 저하도 우려

“안경사 수급, 적정규모 유지가 중요합니다.” 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안경업계 현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 서울 남대문의 한 원로 안경사 대답이다.

이처럼 안경업계 상당수 관계자들이 안경사의 공급과잉을 안경업계 현안 문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미 과포화 상태에 놓여 진 것으로 평가받는 안경시장에서 안경사의 초과공급은 안경원의 증가와 더불어 과당경쟁 및 가격파괴, 경영악화, 품질파괴, 근무조건악화 등을 초래해 전체 안경업계의 구조적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민 안보건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때문에 우수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안경사를 안경시장 규모와 현실에 맞게끔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안경사 양성의 요람인 우리나라 안경광학과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신설돼 지금은 50여 곳에 이른다.
각 대학 안경광학과를 교육여건이나 업계현황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기학과라는 이유로 일단 만들고 보자는 논리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2~3개의 안경광학과가 생겨나는 등 안경광학과의 신설은 해마다 논란이 되곤 한다.
양질의 교육과 능력 있는 안경사 양성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안경광학과가 난립되는 것은 안경업계 전체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안경사 공급과잉은 국가공인 면허를 취득한 안경사가 기본적인 생활조차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까지 내몰 수 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제24회 안경사 국가고시’를 통해 올해에는 1250명의 안경사가 새롭게 배출됐다. 22회 안경사 시험에서는 1731명의 안경사가 시험에 합격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매년 평균적으로 1500여명의 안경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안경사 공급과잉은 발등에 떨어진 해결과제로 다가온다. 안경사 시험 합격자들은 3, 4년 동안 안경광학과 학과 공부를 통해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며 그 결과 안경사 면허를 당당히 얻었다.

신규 안경사 모두가 안경업계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해도 현재와 같은 안경사의 증가 추세대로라면 갈수록 안경사 대비 시력교정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관련업계 측은 전망한다.  안경착용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지만 배출되는 안경사의 수와 비교하면 그 증가 속도는 매우 더디다.

한정된 수요 속에 공급만 늘어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그 이면에는 과당·출혈경쟁의 불씨가 내재돼 있다. 이와 관련, 한 중견 안경사는 “그동안 매년 너무 많은 안경사들이 배출된 것이 사실”이라며 “보다 엄정한 선발기준을 세워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안경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안경사 공급과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일각에서는 안경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수의 새내기 안경사들이 배출되지만 막상 인력이 필요해 채용하려 해도 지원자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말해 안경사 수급 불균형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안경사의 공급과잉은 새내기 안경사의 처우 및 전문가로서의 위상 정립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동시에 공급과잉으로 인한 안경업계의 부실로 전문가로서의 안경사 위상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인식도 짙게 깔려있다. 안경사 수급 불균형 문제는 새내기 안경사나, 선배 안경사나 모든 안경인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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