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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인 칼럼-저가에서 고가 트렌드로 가야
마비스광학 윤남현 대표
2012년 12월 14일 (금) 09:35:17 한국안경신문 opticnews@webmasrer.co.kr

   
시민들은 이미 시내 곳곳의 안경원에 내걸린 ‘파격 할인’ 현수막에 익숙해졌다. 이 때문에 안경사가 정당한 가격을 제시해도 공공연히 할인을 요구하고 바가지를 씌우는 것 아니냐는 색안경을 통해 안경사를 보고 있다.

안경계에서는 뒤늦게 ‘제 발등 찍기’를 거듭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현상을 쉽게 바로잡기 어려워 보인다.

시중 안경원의 저가 안경 남발이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바로 ‘저가 트렌드’를 ‘고가 트렌드’로 바로잡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트렌드(trend)는 경제학에서 주로 쓰이던 특수용어다. 직역하면 ‘추세’로 옮길 수 있다. 경제분석에서 계절변동이나 경기순환 등의 단기변동을 초월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을 말한다. 일반용어로는 개개의 단편적인 현상과 관계없이 전체적인 대세가 어느 한 방향을 가리키는 현상을 트렌드라고 한다. 많은 안경원에서 저가 제품 위주의 마케팅에 의존하고 시민들도 안경은 으레 싼 제품이라 여기는 사례가 모여 커다란 추세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안경이라는 특정 제품의 경제적 가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경제적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추세, 즉 트렌드는 ‘상승·평행·하강’의 3단계로 나뉜다. 이러한 순환을 만드는 변동성의 속성은 △추세 △순환 △계절 △불규칙 등 4종류로 요약된다.

여기서 추세는 연속적이며 거꾸로 움직일 수 없다는 속성을 갖는다고 규정한다. 또 이를 지탱하는 경제적 요인으로 인구성장과 자본축적, 기술진보 등을 들고 있다. 여기서 안경계의 고질적인 저가 트렌드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경제적 관점의 트렌드가 자본축적과 기술진보 등의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안경계는 전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 제조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는데도 안경 소비시장이 저가 트렌드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해도 안경원은 고가 명품 취급점과 대형 체인점, 마지막으로 저가만 취급하는 안경원으로 나뉘어 제품차별화와 고객차별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유럽의 경우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철저히 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식, 가격 흥정과 같은 일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저가 안경문제를 뛰어넘어 한 고객에게 통상 최소 2~3종의 안경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안경계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누진다초점렌즈 추천이 활발해졌고 다양한 기능성 안경 등은 아직 수요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 안경계는 다양한 안경제품의 기술적 진보에 맞춘 가격 트렌드 조정보다 박리다매형 저가정책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연간 우리나라 안경렌즈 소비량은 시장 규모에 비해 대단히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1억5000만 여명인 일본의 경우 연간 1800만조의 안경렌즈가 판매되는 반면 인구 4500만여명의 우리나라 소비량은 연간 1400~1500만조로 추정된다. 인구는 30% 수준이지만 안경렌즈 소비량은 90% 정도에 육박한다. 실질적으로 일본보다 3배 가깝게 안경렌즈를 소비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안경렌즈 소비량은 저가제품의 난립 때문이란 분석이다.

안경원에서 1조에 4~5만원대, 심지어 3만원대의 안경렌즈를 추천하고 소비자는 가격 부담이 없는 만큼 쉽게 새 안경을 맞추면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안경계도 단기간 매출효과를 올리기 위해 이러한 판매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적으로 저가 트렌드를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시중 안경원에서 1조에 최소 20만원대 기능성 렌즈나 30만원대 이상 누진다초점렌즈 위주의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면 당장 판매율은 하락할 수 있으나 전체 매출은 오히려 많아질 것이다.

특히 안경계의 고가 트렌드는 국민 안보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충분한 당위성과 정당성을 갖는다.
업계의 기술적 진보에 맞춰 보다 안전하고 뛰어난 제품을 고객에게 추천, 건강한 시생활을 누리도록 한다는 데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다.

또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는 엄연한 의료기기인 만큼, 전문가인 안경사들이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일에 대해 ‘담합’이란 법적제재를 하기도 어렵다. ‘고가 트렌드’로 가자는 외침은 더 이상 구호로만 끝낼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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