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과반수 지지를 얻어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역사적인 한해였다.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제시한 인사기준 ‘전문성’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전문성하면 우리업계에도 절대적인 가치일 것이다. 안경사 전문성 강화 및 안경계 위상 강화는 우리의 숙제다.

하지만 현실은 사실 그렇지 못하다. 전문성을 늘 이야기하고 변화하는 세상과 고객과의 눈높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여야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우리 안경사들을 여전히 ‘아저씨’로 부르는 고객들이 대다수다.

동네 미용실이나 네일 아트샵만 가도 헤어디자이너, 아티스트 또는 선생님으로 불리는데 과연 우리는 전국 8600여 안경원에서 고객들로부터 ‘안경사’라고 불리는 게 하루 몇 번이나 될까?

업계에서만 통하는 용어, 갇혀버린 죽은 용어가 돼버린 것에 대해 심각성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더군다나 대학교에서 2년~4년 학사과정을 밟고 안경사 국가시험을 거쳐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 안경원이나 전문안과 등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저씨’는 수치심마저 든다.

옷이 웨어로 통하듯 이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역시 웨어인 시대다. 거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옷은 피부에 맞지 않고 알러지가 나타날 경우 안 입으면 되지만 비각화된 각막에 붙이는 콘택트렌즈의 경우는 각막 손상을 당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콘택트렌즈 온라인판매 금지 개정법 시행 역시 이같은 중요성이 반영된 예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이 지난 1973년 최초로 제정돼 현재까지 40년 동안 무려 28회의 개정이 이루어지는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정작 현행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에서 의료기사의 법률적 정의는 1973년 최초 제정 시와 조금도 변하지 않아 “의사의 지도하에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 정의되고 있어 우리 안경계의 발전에 발목을 잡고 의료보건 제도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된다.

올해는 아시아 태평양 검안학술대회(APOC)가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나라 안경계와 안경사 위상이 한층 글로벌화 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반면 눈과 관련된 외국의 전문 직종은 안과의사, 검안사, 조제가공사 등 세 파트로 나눠져 각자의 업무역할이 잘 구분돼 상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안과의사와 안경사 두 파트로만 분류돼 안경사는 도수 안경 처방 및 판매, 콘택트렌즈 판매만 가능하고 특히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에 의거해 시력보정용 안경의 도수를 결정하기 위해 시력검사만 할 수 있고 자동굴절검사기를 제외한 타각식 굴절검사는 하지 못하도록 제한돼 편안한 안경을 위한 도수 결정 측정에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두 검사를 구분지어 마치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것처럼 매도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올해는 아시아 태평양 검안학술대회 국내 개최를 계기로 국민의 안건강을 위해 전문성을 가지고 관련 법조항을 신설 또는 수정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미국은 1924년 거의 모든 주에서 검안사 제도가 확립돼 의사 이외의 사람에게 안경처방이 허용됐고 대부분이 안경원을 겸하고 있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안경계 역시 대내적으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건의료인으로서 검안과 조재 가공 등이 가능한 독립된 검안실 마련 및 필수 장비 확대를 위해 스스로 제도적인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전국 8600여개 안경원 가운데 검안실이 없는 안경원이 전체 70%로 6000 여개나 된다. 검안의 중요성은 고객과의 깊은 신뢰감을 준다.

눈이 나빠서 또는 렌즈로 인해 불편해서 온 고객들에게 ‘제대로 검안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이때 고객 자신을 위해주는 안경사에게 ‘아저씨’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검안 장소와 진열대, 출입구, 계산대 등이 한 공간에 배치된 경우 검안이 단순한 서비스로 인식돼 안경사만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물론 검안실 마련만이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대화를 통해 고객과 잘 어울리는 안경테와 렌즈를 제시하고 콘택트렌즈 추천시 세척 및 관리와 부작용 등 전문적인 정보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연말 한 대학교 동문행사에서 외국기업 대표가 안경사라는 직업을 “마술처럼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삶”이라며 본질적인 가치를 전할 때 강한 울림을 받았다.

새해에는 진심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마술사 같은 전문 ‘안경사’가 넘쳐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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