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임에서 지인을 만났는데, 4살배기 딸이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동안 앞이 잘 보이지 않았을 텐데, 너무 어린 딸이 인지를 잘 못한 것 같다며 속상한 기색이었다. 어린이 근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치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니 나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눈이 나빠져도 잘 인지를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근시는 성장이 끝나는 20대까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안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시력 교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릴 때 발생한 근시를 방치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겁을 주는 업계 전문가도 있다. 근시가 계속 진행돼 고도근시에 의한 망막 변성이 발생하면 심한 경우 실명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7~2011년) 9세이하 근시율이 24.1%로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1/4의 시력에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10대가 43.3%로 20세미만 연령층이 전체의 2/3를 넘었고, 원시도 9세 이하(30.6%)와 50대(16.5%), 60대(15.3%)의 유년층과 장·노년층에서 진료환자의 비중이 높았다.

이토록 어린이들의 근시 유발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보험연구원은 과거 야외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요즘에는 과도한 학습에 내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컴퓨터 사용시간 증가, 스마트폰 활용과 액정화면을 통한 게임 등도 시력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지인은 모임이 끝날 무렵 너무 일찍 근시 증상을 보인 아이들은 나중에 약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약시는 시력교정용 안경을 착용해도 0.5~0.6 정도의 시력에 머무는 증상을 말하는데 시력 저하는 학습 부진, 인지기능 저하 등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자녀의 눈 건강을 지켜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답은 애초에 근시의 발생을 막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컴퓨터 게임이나 TV 시청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또 어린이들이 사물을 볼 때 눈과 너무 가깝게 보는 것을 피하게 하고 가능하면 50분 학습 후에는 반드시 10분 정도는 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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