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세월호 여파까지… 신규 매장일수록 타격 커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4월 매출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 감소해 의무휴업일이 도입된 2012년 2분기 이후 소비심리 위축 현상까지 겹치면서 8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 왔으며, 백화점 매출도 작년 4월에 비해 1.4%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활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유통업계의 매출부진은 일년중에 안경원 매출이 집중되는 상반기 시즌을 맞은 안경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안경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안경원의 매출증감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안경렌즈의 판매량이 가장 정확하다고 보고 있는데, 이번 4월의 경우 전년보다 약 10∼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체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사건 이후 온 나라가 추모분위기에 휩싸이면서 판매부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모 지역의 분회장도 “주변의 안경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열 곳 중 여덟 곳은 작년보다 매출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시즌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이 또한 작년 수준 만큼은 아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안경원의 5월 매출도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5월은 ‘가정의 달’로 불릴 만큼 뜻 깊은 기념일이 많고, 본격적인 여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이에 안경원들은 대대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이벤트로 큰 매출상승을 이끌어 왔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세월호 여파가 계속되면서 이런 마케팅 전략이 크게 위축돼 5월 특수를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안경프랜차이즈들 또한 ‘5월 가정의 달 마케팅’을 예년과 달리 대폭 축소해 소극적으로 펼쳤고, 아예 취소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안경업계 관계자는 “5월은 안경원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지만 올해에는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세월호 영향도 4월 중순에 발생한 만큼 4월 보다는 오히려 5월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규 매장일수록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안경원을 오픈한 한 안경사는 “일반적으로 안경원의 매출은 2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6, 7월까지 이어지는데 올해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신규오픈이라 단골고객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적 분위기가 무겁고 고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어 소위 ‘오픈효과’를 노린 마케팅이나 안경원을 고객들에게 각인 시키는 이벤트를 전혀 펼칠 수 없어 더 힘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안경원의 매출감소를 세월호 탓으로만 보고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안경업게 관계자는 “세월호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안경원의 매출감소를 세월호에서만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경기침체에 인터넷 판매, 병행수입 등 현재 여러 악재들이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안경업계는 현실을 직시하고 총체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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