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일선 안경원에서 바라는 매니페스토

안경원의 구조적인 불황을 극복할 수 있게끔  안경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안경사 주도로 안경시장을 탈환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안경사 중심의 시장 재편을 위해서 본지는 ‘안경사의 실력 배양’에 방점을 찍고, 캠페인을 전개하려 한다. 본지는 안경원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현재 안경원이 갖고 있는 불만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안경계에 큰 흐름이 되고 있는 나눔경영, 소통경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안경사들 사이에 귀감이 되고 있는 봉사활동을 안경계 전체에 제시하려고 한다. 1부에서는 실력있는 안경사로 바로서기, 2부는 안경원 성장이 최우선이다. 3부는 안경원 나눔경영 소통경영, 4부는 안경산업 정책을 제안하는 매니페스토로 구성해 우리나라 안경산업 발전에 공헌하고자 본 캠페인을 진행한다.  
<편집자 주>


“안경사의 근무환경 개선, 함께하면 가능하다”

▲ 밀양 서독안경원 오치훈 원장

안경사는 국민의 눈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의료보건인으로서 안경에 필요한 검안, 조제가공, 판매 등 기존의 전통적인 영역에 전문성을 더해가며 매년 그 업무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안경사의 근무환경은 아직 후진국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안경사들은 오랜 근무시간과 근로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인 휴무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는 안경사들의 사기저하와 업종변경 그리고  안경사들을 꿈꾸는 젊은 인재들의 기피로 이어져 결국 안경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경기침체와 안경원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비판 받을 수도 있지만, 지역의 안경사들이 하나로 뜻을 모은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컨대 경남 밀양 분회는 밀양 안경사 전 회원의 일치단결된 화합으로 일요일 휴무 및 근무시간 단축제도를 10여년 이상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매주 일요일 휴무는 물론이거니와 근무시간도 평일 오후 8시30분까지이며, 토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설날, 추석 등 명절 및 여름휴가 기간에도 밀양 전회원이 동시 휴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안경원이 있음에도 이러한 휴무제의 실현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안경사들이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한 배를 탄 동료로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한 안경사의 근무환경 개선이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의 능률을 높인다는 것을 그동안 몸소 체험해 왔기 때문이다. 모든 안경사들의 염원인 안경원의 전문성 향상과 사회적 위상 제고를 위해서도 안경사의 업무환경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한 노력들이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완전한 제품이 안경사를 더욱 고달프게 한다”

▲ 울산 문화회관안경원 한병곤 원장

최근 안경원에 근무하다 보면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미리 구매한 후 내방하시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의 분들은 상당한 고가의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가지고 오시기도 하지만, 때론 어떤 분들은 안경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불완전한 제품을 가지고 오십니다.
이런 대부분의 고객들은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비슷한 말씀을 하시며 피팅을 요구하십니다.
완벽한 피팅에 대한 불확실성과 제품가격에 서비스 비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신 곳에서 서비스를 받으세요’라고 말씀드리면, 고객들은  다른 곳에서는 말없이 다해주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느냐며 막무가내로 억지부리는 것이 일쑤입니다.
특히 요즘 원형 안경이 유행이라 인터넷으로 구매를 한 후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금속테 안경은 힌지에 나사구멍이 없는 게 대부분이고, 안경을 만들다가 나사 부분을 용접 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한 말씀 더 드린다면 일부 제조사들이 제품의 싸게 많이 팔려고만 노력하고, 렌즈가공과 기타 서비스를 안경사에게 전가하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안경사는 렌즈가공을 해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다가 ‘우리가 아니더라도 다른데 가면 다 해주겠지’라는 생각에 가공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비정상적인 제품이다 보니 가공이 쉽지 않아 힘으로 깡으로 밀어 넣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가끔 가공 후 말로는 국민 안보건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하면서 나도 한낱 장사꾼에 불가하구나라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안경사들을 위한 제조사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이미지 소비자에 알릴 소통창구 마련 절실”

▲ 부산 제일안경원 김재성 원장

최근 국회에서 ‘안경사법 왜 통과돼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안경사법 통과가 본격적인 이슈로 떠오른 지 몇 달 만에 이뤄진 일이다.
기분 좋은 일인 만큼 부산에 근무하지만 열일 제쳐두고 토론회에 참석했다. 안경사라면 반드시 관심을 갖고 현장을 찾아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론회는 안경사, 안경광학과 교수, 식약처 관계자, 변호사뿐만 아니라 안과의사협회에서도 참석해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해 이해하고 법통과의 당위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사실 현재 안경사법은 30년 전에 만들어진 내용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고 안경사 일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젊은 안경사들은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뒤 국가고시를 치르고 자격증을 부여 받아야만 안경사 일을 할 수 있다. 30년 전 맞췄던 정장을 다시 고쳐 입어야 할 때다.
경력이 있는 안경사라도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기업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에 참석해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니 30년 전에 만들어진 법은 우리를 전문가로 인정 한다기보다는 단순 안경을 제조, 판매하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안과의사들이 타각적굴절검사에 대해 ‘국민의 시력을 헤칠 수 있다’는 의견을 들어 안경사들이 시행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더 안타까운 점은 안과의사협회에서 보도한 기사 댓글에 안경사들을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토론회는 더 일찍 열렸어야 하는 일이었다. 안경사들이 전문가 집단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협회에서 아무리 외쳐도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면 무의미한 일이다. 소비자와 안경사를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가 다양하게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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