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대중의존도 증가세… 글로벌시장 두고 격돌 불가피

지난달 25일 제1차 협상을 시작한지 30개월 만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서명됐다.
중국은 전체 교역 품목의 90.7%인 7428개에 대한 관세를 20년 안에 철폐하고, 한국은 교역 품목의 92.2%에 대한 관세를 20년 안에 없애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정안에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가서명함에 따라 단일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국내 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 시장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안경산업에 있어 한-중 FTA는 기회이자, 위기라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기업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정도 기술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근시인구만 전 세계 근시인구의 3분의 1인 4억명, 난시·원시 등을 포함하면 6억명에 달하는 거대시장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한국기업과 제품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1990년 후반 일기 시작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한류열풍 또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반면, 한-중 FTA를 통한 국내 안경산업 특수는 허상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기술력과 품질에서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이 약간의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중국 기업의 발전속도를 고려할 때 역전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안경테, 선글라스, 안경렌즈, C/L별로 조금씩 상황이 다르지만 중국기업들이 거대한 생산시설과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점유율을 침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안경제품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의 안경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하이엔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나머지 시장은 중국시장이 독식해 한국기업들의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을 정도다.
한 제조기업 관계자는 “한-중 FTA 논의 이전에도 제조업에서 한국제품들은 브랜드 밸류와 기술력에서 글로벌 기업들에게 밀리고,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 신흥국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였다”며 “수출 및 내수시장에서 장기적인 비전과 혁신이 이어지지 않는 다면 오히려 중국에 먹힐 수도 있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도 “이번 상해전시회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레임의 경우 가격대비 품질은 물론 디자인에서도 중국기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양국의 시장을 떠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중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만으로는 절대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기업의 현실을 잘 분석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러나 이제 중국은 한국 기업들에게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시장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또한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안경산업 수출입에서 중국의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안경테의 수출의 경우 총수출액에서 중국향 비중은 2011년 6.5%에서 점차 늘어 2014년 11.8%에 달하고 있다. 수입에서도 내수시장의 부진으로 총수액입이 2011년 7831만7000달러에서 2014년 수입액이 약6200만달러로 감소한 했지만 중국비중은 2011년 34.4%에서 2014년 32.0%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선글라스, 안경렌즈, C/L 교역에서 의 상황도 비슷하다.
생존을 위한 극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안경기업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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