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임대료 평당 2만5000원선, 영세업체엔 그림의 떡”

대구지역 안경산업 발전을 위해 건립된 아이빌(Eye Vil)이 비싼 임대료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미 본지(573호 4월13일자)는 그 동안 아이빌 입주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KOIA)이 아이빌 사무실 임대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계약이 단 2건에 그치는 등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빌 위탁운영기관인 KOIA는 임대 시설 예정가격을 발표하고 지난 7일부터 입찰을 실시했다. 아이빌 임대료는 북구청이 용역을 통해 결정했다. KOIA는 지난 15일 긴급 입찰을 다시 한번 진행했다.
북구 노원동 3가에 위치한 아이빌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임대형 안경 제조공장이다. 이중 임대형 제조공장은 모두 5개 층(총 면적 6693㎡)에 53개 입주공간으로 마련됐다.
아이빌 임대 공장의 최소 면적은 64㎡(약 20평)부터 최대 198㎡(약 60평)다. 20평의 연간 임대료는 평균 536만7000원, 60평은 1282만2000원이다. 층별 제조공장 평당 월평균 임대료는 2층 3만2000원, 3층 2만3000원, 4층 1만9000원, 5∼7층 1만8000원 등이다.
북구청에 따르면 각 층별 임대료는 업무 환경과 편의시설, 휴식공간 등의 위치 등을 고려해 산정됐다. 문제는 아이빌에 주로 입주해야 할 지역 안경 업체들이 난색을 보이는 점이다. 대부분의 안경 업체들이 영세해 사무실 임대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3공단 안경특구 내 안경 공장과 비교해 임대료 책정이 과하다는 평가다.
현재 안경특구 내 안경업체는 모두 110곳이다. KOIA가 밝혔듯이 직원이 10명 이하인 업체가 92곳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수준이다. 더욱이 이들 업체가 현재 부담하는 공장 임대료는 평균 평당 1만원으로 관리비는 아예 없다.
대구안경제조업체 관계자는 “월 임대료 1만원선으로 운영하는 우리 같은 영세업체에 아이빌 임대료는 너무 비싸 입주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북구청에 영세업체들도 입주할 수 있도록 임대료를 낮게 책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OIA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1차 입찰 공고를 냈지만 임대계약을 완료한 곳은 2개 업체에 불과하다. 지난 15일부터 2차 입찰 공고에 나섰지만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아직 없다.
북구청 관계자는 “아이빌 유지 관리 비용이 1년에 3억원 가량 필요한 상황이다. 임대료를 낮게 책정할 수만은 없었다”며 “현재 임대 계약이 저조한 것은 홍보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의계약에 들어가는 오는 23일부터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비 178억원이 투입된 아이빌은 지난 9월 완공됐다. 지하 1층은 주차장, 1층은 안경관련 첨단장비센터, 4층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사무실 및 회의실, 2ㆍ3ㆍ5∼7층은 임대 공장으로 구성된다. 아이빌은 내년 3월 개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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