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 주시하며 맞춤전략 펼친다… 최대 위협은 제살깎기 경쟁

“올해부터 2∼3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사업여건이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리스크에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 성장은 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앞으로 시장상황과 경쟁기업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맞춤대응을 펼쳐 나가겠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부진에 금리인상 가능성 그리고 환율불안 등 복합적인 이유로 내수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컨티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을 준비하는 안경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티전시플랜은 위기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기법을 일컫는다. 미래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큰 틀의 연간사업 계획에 더해 우발적인 사태가 전개될 경우를 대비해 대응방안을 미리 마련해 놓는 사업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컨티전시플랜을 세우는 기업이 증가한다는 것은 미래 경기가 어렵고, 사업적 리스크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이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안경업계를 넘어 우리나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1로 집계됐다. BSI는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81은 지난해 3분기(88), 4분기(87)보다 더 떨어진 수치로 최악의 경기침체로 평가받은 지난해 보다 올해 경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경기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소비절벽을 꼽고 있다. 절대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금리인상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국내 모 프랜차이즈 임원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감소하고 있는데 안경원 숫자는 늘고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까지 예상돼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시장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며 “PB제품 출시 및 수주회 등 큰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되 가급적 보수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면서 향후 시장상황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른 제조기업 관계자도 “내수시장도 걱정이지만 수출이 더 문제다. 그동안 중국이 큰 힘이 됐는데 최근 경기침체에 환율문제까지 겹치면서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다”며 “장애물 경기를 하는 심정으로 시장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신속하게 사업을 펼쳐갈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내부적으로 단결하고, 적극적으로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남대문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부 프레임 업체의 경우 올해 신제품 출시계획을 접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기업들이 위축돼 있는데 소극적인 응대는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과거 일본의 제조사들이 신개념의 제품 개발과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출시로 불황을 이겨낸 사례는 우리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위기로 보고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불황이 안경원은 물론 제조사 간 과당경쟁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성립해 왔는데 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가격중심의 경쟁과열이 올해에도 이어진다면 안경시장 축소를 가속화시켜 안경계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