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경쟁 지양하고 대국민 마케팅 늘려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안경원은 총 8524개, 매출액은 1조8600억원이다.
안경원 당 평균 매출을 산술적으로만 계산해 보면 약 2억2000만원 정도인데 안경원 운영을 위해 임대료 및 인건비 그리고 각종 관리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업종이 달라 단순비교가 힘들지만 2014년 기준 국내 체인형 편의점들의 평균 연매출 4억5000만원과 비교해보면 안경사는 국가자격증을 갖춘 전문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여기에 국내 안경시장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안경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안경시장 축소가 안경업체간 그리고 안경원간 경쟁과열을 유발하고, 다시 경쟁과열로 인한 제품 가격하락이 시장을 축소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에 안경업계도 내부적인 경쟁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안경시장의 파이확대를 위해 대국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의 승부는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안경시장 규모를 늘려 그 혜택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안경 프랜차이즈 임원은 “최근 프레임은 물론 렌즈까지 전영역에서 제조사들이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허울 좋은 말일뿐 결국 가격인하다. 제조사들의 이런 마케팅이 안경사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줘 가격경쟁을 유발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경사들에게 자사제품을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제조사들도 안경시장 확대를 위해 기존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제조사나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그 책임과 역할이 더 막중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안경렌즈 제조사 관계자도 “안경산업을 단순화해서 보면 크게 제조-유통-소매로 구분할 수 있다. 간단하게 각 단계에서 다음단계로 갈 경우 3배 마진이라 가정해 봤을 때, 제조에서 1000원의 부가가치가 발생된다면 유통에서는 3000원 그리고 소매에서는 9000원이다. 안경시장 확대를 위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너무나 분명하다”며 “제조사나 유통사들이 시장에 꾸준하게 신제품을 소개하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경산업을 국민 소비재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방향전환을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안경시장 확대를 위한 해법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화장품 산업이나 아웃도어 산업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각종 기능성 제품 출시 및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매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화장품 제조사들의 전략이나, 등산복과 평상복의 경계를 허물어 아웃도어를 ‘국민아이템’으로 재인식 시킨 아웃도어 업체의 전략이 국내 안경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안경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근 뜨고 있는 노안시장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안경제품은 시력교정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뜨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외부로의 일관된 메시지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시장을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바꾼 화장품이나 아웃도어업체의 성공사례를 안경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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