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강자 백화점까지 대국민 홍보 뛰어드는데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안경계도 시장확대 위해 나서야

국내 안경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오며 다른 산업의 부러움을 살만큼 승승장구 했지만, 이는 이미 추억이 된지 오래다. ‘올해 경기가 지난해 보다 더 안 좋다’는 말이 안경사들의 입에 붙을 만큼 안경시장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료 및 인건비 그리고 각종 부대비용 등 안경원 운영을 위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원 수 증가로 인한 가격경쟁 과열로 고객당 객단가까지 감소하고 있는 점은 안경사들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자칫 안경시장 축소와 안경원간 경쟁과열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에 본지는 현재 안경업계가 처한 상황을 진단해 보고 안경업계가 당면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해법마련을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최근 떠나는 젊은층 고객을 붙잡고, 늘어나는 중장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백화점 업계의 노력이 유통업계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때 유통업계 최강자로 군림하며 시장의 트렌드를 제시했던 백화점 업계의 지금 상황이 남일 같지 않아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15 유통산업백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백화점 업계를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고객들의 이탈이다.
경기침체와 소비부진으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의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해외직구, 온라인몰, 아울렛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체고객 비중에서 40∼5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것에 반해, 30대 이하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도 심각하다. 장기적으로 젊은층의 고객감소는 매출감소를 의미해서다.
현재 백화점 업계의 이런 위기의식과 해법마련을 위한 노력은 안경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경시장 역시 백화점이나 면세점 그리고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 소비자들을 뺏기면서 성장률 정체를 맞고 있고, 안경원 수 증가로 가격인하를 통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경업계가 당면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안경시장의 파이확대를 꼽고 있다.
대국민 홍보를 통해 안경제품이 시력교정에만 필요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같은 맥락으로 시장쪼개기(market segmentation)를 통해 1인당 멀티안경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모 렌즈제조사 임원은 “안경사 분들은 잘 알고 있지만, 안경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고, 관련 지식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그나마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다는 누진렌즈 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다”며 “각각의 시생활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한 소비자들이 먼저 제품을 찾는 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다행히 외국과 달리 국내 안경사들은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안경원을 중심으로 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한다면 안경시장 확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협회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한 안경시장 확대를 위한 캠페인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남대문의 모 유통사 대표는 “안경시장 확대의 열매는 모든 안경인들의 몫이기 때문에 당연히 협회가 총대를 메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안경원사들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힘들고, 제조사 및 유통사들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 만큼 제품군 보다는 자신들의 브랜드 홍보에만 치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며 “‘1인 멀티안경의 필요성’이나, 신발을 등산화, 테니스화, 조깅화, 농구화 등으로 나눈 것처럼 안경제품을 각각의 시생활에 맞춰 구분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지 수년째인데 말만 무성할 뿐 행동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더 늦기 전에 시장확대를 위한 캠페인에 협회가 전면에 나서고, 제조 및 유통사 그리고 전국의 안경원이 동참해 능동적인 안경업계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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