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재조정·수익률 변화 불가피… 日 관광객 특수 기대감도

지난달 23일 영국의 EU 탈퇴 확정으로 엔고강세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안경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일본제품의 가격상승으로 해외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혜택을 누려왔던 수입업체들은 내수위축으로 인한 매출하락에 가격경쟁력 상실까지 더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먼저 안경테 수입업체들은 수입물량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 유통업체 대표는 “불경기라고 하지만 엔고는 수입원가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제품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격을 올리면 안경원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돼 이도저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이제 시작인만큼 지켜보다가 움직이자는 의견이 많다. 일본 본사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향후 대책을 세워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반면 수출업체들은 엔고가 일본시장 재탈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대구의 모 제조사 임원은 “엔화강세를 일본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비싼 한국제품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의미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일본시장에서 다시 한 번 약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며 “경기불안으로 일본 내수시장이 위축되지만 않는다면 수출업체로서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안경렌즈 수출업체들은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엔고의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다소 차분한, 수입업체들은 제품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수익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렌즈제조사 관계자는 “환율상승이 악재는 아니지만 일본 브랜드들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인 브랜드력을 가지고 안정적인 영업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고 전한 뒤, “다만 엔고현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환율의 변동 폭 만큼 중요한게 지속성이다”고 밝혔다.
모 수입브랜드 관계자도 “대부분 달러환율을 기준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엔고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지켜볼 뿐 현재 특별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엔고현상이 지속될 경우 현재 가격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현지 수입원가 부담 증가를 감내해야 하는 만큼 수익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국내 콘택트렌즈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소폭의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수입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제품공급가격의 변동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외국 업체 관계자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현재의 경쟁구도 때문에 브렉시트로 인해 가격정책 바꿀 수 있는 곳은 없다. 때문에 내수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며 “다만 최대 수입국인 아일랜드는 존슨앤드존슨의 주요 공급국으로 브렉시트 사태의 중심에 있는 영국과의 무역량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북아일랜드의 독립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라 직접적인 영향은 없더라도 간접적으로 미칠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 수도 있다”고 견해를 내비췄다.
반면 국내 모 제조사 대표는 “환율 변동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기업은 무엇보다 수출중심의 업체가 될 것이다. 대부분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엔화보다는 달러강세의 영향이 더 큰데, 브렉시트는 결국 유로의 불안정화를 야기시켜 안정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 엔화, 금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며 “특히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들은 상당한 호재를 누릴 것이다. 브렉시트로 유럽 경기가 침체된다고 해도 유럽수출 비중이 적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광학기기 수입업체들은 “제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날짜의 환율을 기준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기기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하다. 특별한 대책을 세울 수도 없어 마냥 지켜보고만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충격에 버틸 수 있겠으나 엔고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남대문 명동 지역의 안경원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원화 약세(엔화 상승) 소식에 일본관광객 증가로 인한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명동의 한 안경사는 “한 때 매출의 절반이 일본 관광객에서 나올 때도 있었는데 아베노믹스 이후 지금은 반에 반에 반토막이 났다. 이제 일본인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와서도 저렴한 가격의 제품 이외에는 잘 구입하지 않는다”며 “남대문이나 명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엔고가 있을 때마다 큰 수혜를 입는다. 많은 일본 관광객들의 다시 방문해주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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