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지 않는 것은 곧 퇴보다

국내 안경산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오며 다른 산업의 부러움을 살만큼 승승장구 했지만, 이는 이미 추억이 된지 오래다. ‘올해 경기가 지난해 보다 더 안 좋다’는 말이 안경사들의 입에 붙을 만큼 안경시장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료 및 인건비 그리고 각종 부대비용 등 안경원 운영을 위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원 수 증가로 인한 가격경쟁 과열로 고객당 객단가까지 감소하고 있는 점은 안경사들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자칫 안경시장 축소와 안경원간 경쟁과열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이에 본지는 현재 안경업계가 처한 상황을 진단해 보고 안경업계가 당면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해법마련을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16일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의미 있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바로 1996년 6월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가 처음 시작된 지 20주년을 맞이해 ‘통계로 본 온라인쇼핑 20년’이란 보고서를 공개한 것.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관련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1년 3조3471억원에서 15년간 연평균 22% 성장해 무려 53조8883억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모바일쇼핑액도 2013년 6조5596억원에서 3년간 연평균 93.1%의 큰 폭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24조4645억원으로 3.7배나 늘었다.
여기에 온라인을 활용한 해외직접 판매액(수출액)은 1조1933억원으로 2014년 6542억원에 대비 82.4% 성장했으며, 해외직접 구매액(수입액)도 1조7014억원으로 2014년 1조6471억원에 비해 3.3% 늘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내의 온라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반추해 보면 그만큼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이 축소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산업의 구조적인 틀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의 활성화는 과거 공급자에게 있었던 거래의 주도권을 소비자들에게 상당부분 넘겨주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가격 및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극대화된 데다가, 유통시스템의 발달로 매장에 대한 직접적인 방문 없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의 기류는 안경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안경제품 중 상당한 품목들이 이미 백화점, 아울렛, 인터넷 오픈 마켓, 해외직구 등에 잠식당하고 있으며, 여기에 패션업계나 순수유통사들이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가세하고 있다. 안경산업 내부적으로도 기존 제조사가 소매에 직접 뛰어들거나, 유통사가 직접 제작에 나서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등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격변기에 돌입하고 있다.
이에 안경업계도 사업환경 그리고 소비자 니즈에 맞춰 현재 트렌드에 맞게 사업방식을 개편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야 한다. 주위환경에 맞춰 진화하지 않으면 멸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진화론의 상식이듯, 사업환경과 소비자의 변화를 외면하고 현재에 안주하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이는 퇴보나 다름없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프랜차이즈 임원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올 상반기 안경업계 매출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새학기 특수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경기가 부진해 우려가 크다”며 “지난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메르스를 핑계로 삼았지만 나는 그보다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우리업계의 특성이 더 큰 이유라 보고 있다. 사업환경이 그리고 소비자들이 변화고 있는 만큼 이제 안경업체들은 물론 안경원들도 외부의 상황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천수답(오로지 하늘에서 직접 떨어지는 빗물에만 의존하여 벼를 재배하는 논)식 경영에서 탈피해야 주도적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렌즈제조사 대표도 이런 인식을 같이하며 “최근 인구절벽과 고령인구 증가라는 사회구조적인 변화가 안경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저가경쟁 등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개척하고, 동시에 독자적인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한 기업들만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안경원들의 경우 독자적인 방법을 찾는 것도 좋지만 프랜차이즈 안경원이나 불경기에도 계속 성장을 이어나가는 안경원들을 모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프랜차이즈 안경원의 CS정책이나 시스템들을 접목하고, 여기에 개인적인 퍼스널 터치를 가미시킨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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