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상품이 대세 된 패션 유통시장… 안경도 저가시장이 왔다

‘안경업계가 위기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번에는 그 동안 으레 인사말처럼 하는 안경인들의 괜한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안경원은 다양한 안경류 유통경로가 날로 늘어남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주변 안경원과의 경쟁, 더 나아가 백화점,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몰, 소셜커머스 등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경기가 좋다면 그나마 싸울 맛이 나지만, 문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로 인해 소비자들이 안경원이 아닌 다른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왜 안경원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안경원 운영을 해야 하는지 원인 분석이 중요한 시점이다.
<편집자 주>

가격대비 만족감 중시하는 트렌드, 안경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안경은 패션이다. 어엿한 패션의 한 축을 담당한지 오래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산업의 변화를 보면 안경업계의 미래 지형도를 상상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패션업계의 큰 화두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출점 전략으로 승승장구한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브랜드 대 성장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유니클로, TOP 10, 8 SECOND 등이다. 이들 업체들이 패션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켜 기존 기업들이 브랜드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유통 강자들은 자체 SPA브랜드를 앞세워 패션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중고가 브랜드들은 버티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국내 1위 SPA브랜드 유니클로는 사업 초창기에는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전략을 택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회계년도 2014년 9월~2015년 8월) 기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11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5년 9월 국내 진출해 2010년 2260억원 매출을 올렸고 그로부터 5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한 것. 장기 경기침체로 의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는 소비 경향이 생겨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브랜드가 급성장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의 인지도가 상승해 ‘가성비(가격대비 만족감)’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강화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유니클로에서의 소비경향이 지난달에 오픈한 ‘하남 스타필드’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하남 스타필드는 최고의 시설, 최신 트렌드의 건축과 MD 콘셉트로 소비자 집객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스타필드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명품 매장보다 저가 SPA 브랜드, 음료 및 식당 코너만 찾는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품질 좋은 제품, 디자인 대비 좋은 가격, 특히 해당 상품군에서 절대적인 저렴한 가격에만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류 브랜드인 ‘TOP 10’, ‘8 SECOND 지드래곤라인’ 등이 좋은 예다.
안경업계는 이런 패션 업계 변화무쌍한 모습을 반추하며, 현재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안경원은 수년전부터 전년대비 역신장으로 매출 위기의 끝이 안 보인다. 안경원에 인기 하우스 모델, 명품 제품 행사, 연예인 착용 모델을 구비해도 좀처럼 내방 고객이 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내 안경 중견수입업체 모 이사는 “패션업계의 경우, 1990년대 중반 닉스와 같은 국내 패션브랜드의 성공을 계기로 본격적인 패션시장이 진전됐다. 20년이 지난 지금 가격 시장에 진입해 가성비 시장의 꽃인 SPA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안경은 다른 패션 브랜드와 달리, 패션 개념이 늦게 도입됐고, 의류와는 달리 패션시장과 가격시장이 동시에 업계에 진입해 현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안경원의 경우 2010년 초반 알로, 룩옵티컬 등 프랜차이즈가 론칭되면서, 패션 개념이 도입됐다. 불과 5년만에 트렌드 제품 전성기, 즉 하우스 브랜드 전성기가 온 셈이다.
한국 경제의 불황이라는 외부 환경에 따라 소비자들은 가성비 좋은 제품, 저가 상품을 요구하고 있다. 안경원과 안경기업들은 ‘디자인’과 ‘가격’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업체만이 숙제를 풀고, 안경업계를 리딩 할 수 있게 됐다. 해법의 실마리는 있다.
최근 안경업계에서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브랜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점이다. 중간 가격대에서는 젠틀몬스터, 저가에서는 필라 선글라스, 룩옵티컬 안경을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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