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안경원서 버젓이 중국산 가짜 명품 안경 판매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가짜 해외 유명 선글라스와 안경 2700개(정품 시가 15억원)를 전국 안경원에 유통시킨 혐의(상표법 위반)로 유통업자 A씨(59), A씨에게 가짜 안경을 공급한 B씨(47), A씨로부터 상품을 사들인 안경원 대표 37명 등 39명을 입건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현재 대구지방경찰청은 가짜 상품 1100개를 압수(정품 시가 6억1000만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해외 유명상표와 디자인을 흉내 낸 가짜 선글라스와 안경을 서울지역 밀수업자 등으로부터 사들인 뒤 대구에 있는 주택이나 창고, 자신의 차량에 보관하면서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대구, 경기, 충청, 영남, 호남 등 전국 안경원 175곳에 해외 38종의 가짜 선글라스와 안경(2700개·정품시가 15억원)을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매전 보관중이던 540개(정품 시가 3억3000만원)는 압수됐다.
또 다른 유통업자 B씨는 밀수업자들로부터 가짜 상품을 사들인 뒤 400개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400개 중 200개는 A씨에게 판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기에 안경원 원장 C씨 등 37명은 A씨로부터 가짜 상품임을 알고도 안경원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제품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가짜 상품을 구입한 안경원 175곳 중 거래 규모 등을 고려해 37곳 안경원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안경점 업주들 대부분은 가짜 상품인줄 알면서 상품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자신의 차량에 가짜 상품 견본을 싣고 다니면서 전국 175곳 안경원을 방문해 “신상품인데 싸게 주겠다”고 거래를 제의해 구매의사를 밝힌 안경원 원장들에게 판매했다. 해당 안경원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병원 건물에 입점한 안경원도 소수 포함돼 있다고 경찰측은 밝혔다.
입건된 안경원 원장들은 가짜 상품의 가격을 다시 부풀려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해외 모 브랜드 선글라스(정품 시가 30만원) 가짜 상품의 경우, 안경원에서 9만원에 매입해 병행수입, 이월 상품 등의 명목으로 2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측은 이번에 압수한 가짜 선글라스의 경우 무작위로 고른 20개 제품을 검사기관에 의뢰, 치수·투과율·충격 등 항목에 대해 검사한 결과 총 16개 제품이 규격기존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치수와 투과율은 한국공업규격(KS)에 적용했으며, 충격 기준은 미국규격협회(ANAI) 규격을 적용했다.
경찰측은 가짜 상품 제조 및 유통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사건으로 안경업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가짜 제품을 전국 각지 안경원에 공급해 이를 바라본 안경인들의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남대문 지역 모 안경원 원장은 “짝퉁 제품을 유통한 유통업자들이 일차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짝퉁임을 알고도 구매한 안경원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 안경원이 대거 나오게 됐다”며 “이미 언론에 이번 사건이 퍼지면서 안경업계는 또 한번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안경원 원장은 “협회와 경찰이 공조해서 이번에 입건된 안경원 리스트를 업계에 알려 안경사 면허 취소 등으로 일벌백계 해야 한다”며 “더 이상 짝퉁 유통이 정말 발을 못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짜 상품 유통 사건으로 안경업계 소비자 신뢰도는 다시 바닥에 떨어지게 됐다. 또 최악의 불경기에 가짜 제품이 난무하는 업계라는 불명예를 또 한번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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