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유통사, 프로모션 통해 소비 끌어올리기 안간힘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이 가결됨에 따라 안경업계도 향후 탄핵정국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정치의 계절’이 불가피하고, 국내 경제가 ‘시계제로’인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2% 중반대 성장률이 힘겨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와 안경인들 역시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경업계의 경우, 겨울 시즌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내년도를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 수주회 등을 통해 분위기를 띄운다. 안경원의 경우 12월 연말은 크리스마스·연말특수 등으로 매출 상승을 노릴 수 있는 호재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 탄핵 정국이 그나마 있던 소비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백화점과 면세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명품 수입유통사 모 이사는 “안경원은 상황이 다르지만, 면세점이나 백화점의 경우 연말 시즌은 패션 상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성수기로 꼽힌다. 백화점은 연말 정기세일을 진행하면서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 연말은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활기를 띠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탄핵정국 역시 큰 이유중 하나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가결됐음에도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라고 현 상황에 대해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부분의 안경인들은 지난 10월부터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장기화 되며 불안한 정국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정치권에 쏠려있는 한 전체 유통가와 안경업계의 고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 역시 개점 휴업상태라고 하소연을 하는 실정이다. 비전상가 주변 B안경원 원장은 “연말이 되면 남대문 시장은 캐롤송과 함께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제법 연말 분위기가 난다. 또 퇴근시간에도 식당이나 술집 등 가게들 역시 활기를 띤 모습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연말 모임도 별로 없어 조용한 편”이라며 “주변 안경원들 역시 11월에 이어 12월도 내방하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속도로 경기가 냉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서구 검단에 위치한 모 안경원 원장 역시 “탄핵소추안이 부결됐으면 소비 심리가 더 안좋아졌을테지만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나라가 복잡하고 시끄러운 만큼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탄핵정국 속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일부 안경테 선글라스 유통사를 중심으로 소비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안경테 제조도매 유통사에게 연말은 이른바 ‘대목’ 시즌 중 하나로 꼽힌다. 연말연시를 맞아 수주회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안경원에 오더 받으면서 내년 사업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도 안경 유통사들은 각각 수주회, 이벤트 등을 열고 분위기를 띄우는 마케팅을 전개하는 눈치다.
국내 안경제조 유통사 이사는 “사회 분위기가 이런다고 몸만 사릴 수 없다. 본사는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안경업체 중 일부만 한다는 전속모델, 인기가 예측되는 드라마 제작지원 등을 추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안경기업들의 노력에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대형 이슈로 인해 가계의 투자,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제 전반에 중장기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국과 사회불안에 따른 국정 공백이 계속되면서 안경원과 안경업체들은 여전히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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