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들의 선택에 따라 안경산업 미래 그림 달라진다

시장 성장하지만 난관도 많아… 조급함 아닌 자신감이 중요

국내 안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안시장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이다.
5000억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누진렌즈 및 노안용 C/L 처방률을 국내 안경시장  상황에 접목해 얻은 수치로, 산술적으로만 보자면 우리나라 전체 안경시장의 약 2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여기에 IT기기의 범람으로 인한 국민들의 시환경 변화와 45세 이상 국민의 2000만명 초과라는 시대적인 상황과 한국 안경사들의 경우 전문성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추후 잠재시장의 성장 여력이 더 많다는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현실로 전환시키는 데는 상당한 제약요인과 난관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최악의 불경기에 더해 기존 유통채널까지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격동기 속에서 안경업계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일부 구성원들이 각자도생을 위한 생존경쟁에 치중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기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현재 안경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가늠해 보고, 이를 통해 노안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해법마련을 위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다사다난 했던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불과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안경렌즈 기업들은 올해 매출상황에 대한 결산을 갈무리하고 내년에 추진할 사업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업체마다 성장률 자체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안경렌즈 제조사들은 최악의 경기라 불렸던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런 기세는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최근 여러 경제전문기관들이 ‘기업들의 생산 및 소비 위축, 브레이크가 없는 가계 빚 증가세, 정치적 불안정성, 미국발 금리인상’ 등을 근거로 소위 ‘퍼펙트 스톰’이라 칭하며 최악의 내년 경기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경렌즈 기업들이 이런 자신감을 내보일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노령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고, 여러 IT 기기 사용 확산으로 노안 발병 시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시대적 요인도 있지만 그 기저에는 노안시장을 바라보는 안경사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크다. ‘올해 경기가 좋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안경사들이 현장에서 최악의 경기상황을 체감하면서 생존방법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고 그 해법을 노안시장에서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모 글로벌 브랜드 대표는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고령화지수는 94.1%에서 2020년 100%가 넘는다고 한다. 현재 국내 노안인구 중 누진 착용비중을 15% 내외로 파악하고 있는데, 노안인구 증가에 따른 누진시장의 자연증가율(自然增加率) 그리고 공부하는 안경사 증가로 인한 추가 상승분을 고려한다면 국내 안경렌즈 시장은 경기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고 견고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브랜드 한 임원도 “안경산업에서 노안 시장만 놓고 보면 밥을 짓는 과정에서 뜸들이고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현재 여러 렌즈제조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각종 교육에 참여하는 안경사의 평균연령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누진렌즈는 결국 안경사를 통해 매출로 창출되는데 공부하는 안경사들이 늘어나고,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누진시장 확대는 시기의 문제일뿐 확실하다고 본다”며 “이런 관점에서 내년에 안경사분들이 누진렌즈 처방에 있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컨설팅 포맷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곳들이 많은 곳으로 알고 있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수년전에 기능성으로 이동한 만큼 미래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노안시장이 안경산업에 활력을 되찾아 줄거라는 전망은 일종의 희망고문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설령 노안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속도가 매우 더딜 것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대형매장을 운영중인 A 원장은 “노안시장이 안경산업에 활력을 되찾아 줄 것이라는 기대는 어찌보면 오늘을 살고 있는 안경사들에게 희망고문으로, 설령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당장 배가 고픈데 나중에 맛있는 음식이 생기니 참으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생존을 위한 조급함 때문에 ‘나만 살겠다’식의 영업을 하는 안경원들이 한 두 개씩 늘고 있다. 이런 안경원이 늘기 시작하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안경사라도 위기에 내 몰릴 수 밖에 없다. 여러 가지 시급한 사안이 많은데 노안만 이야기 하는 협회나 업체들이 야속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안인구 증가와 노안시장 규모가 정비례 할 것이라는 시각자체가 너무 순진하다는 견해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대표는 “안경계 관계자들은 시력관련 일을 해서 그런지 항상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 같다. 노안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숫자가 아니라 소비력을 가진 인구수가 핵심이다. 우리 보다 앞선 일본의 경우 은퇴하게 평균 소비가 약 절반으로 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제적 기반이 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은퇴자의 되면 그 이상으로 소비가 줄 수 있다. 노안시장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 올인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노령화지수
1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로 한 사회의 고령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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