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자들 검은유혹 뿌리치고 뚝심있게 안경계 바로 세워야

대구지역 일부 안경 제조공장과 유통사를 중심으로 중국산 안경과 선글라스를 ‘made in korea’로 마킹을 바꾼 후 유통시켜 안경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제보가 본지에 속속 이어지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산 안경 제품의 국산 둔갑에 대한 논란은 업계에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하지만 제조 물량도 소량이고, 인지도가 미약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수면 아래에 머물렀었다.
최근에 국산으로 둔갑한 제품의 수량과 브랜드가 대폭 늘어나고 있어, 이를 보다 못해 안경인들이 여기저기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익명으로 본지에 제보한 대구 안경테 제조공장 대표는 “대구지역 일부 안경공장이 자체적 생산은 하지 않고, 중국에서 안경을 가져온 후, 마킹 작업만 하고 있다”며 “‘메이드 인 차이나’와 ‘브랜드 로고’ 등을 약품으로 지우고, 자기 브랜드를 붙여 일종의 물 타기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남대문 안경유통사 관계자는 “현재 대구 안경공장들이 중국에서 반제품, 부품별로 따로따로 수입해 조립만 하고 있다. 완제품으로 국내에 반입이 되는 것이 아니어서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며 “이 업체들 때문에 건실하게 국산 안경 제조에 한 길을 걷고 있는 안경업체들과 안경원, 그리고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 지금이라도 비양심적인 제조업자들은 엄벌에 처하고, 업계를 떠나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구지역 안경공장이 중국산을 국산 둔갑시키는 이유에 대해 안경인들은 가장 먼저 원산지 표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업계에 원산지 표기에 대한 개념자체가 두루뭉술하기 때문에 일부 제조업자들이 거리낌 없이 위반하고 있으며, 강력한 처벌 역시 이뤄지지 않아 안경 선글라스 원산지 둔갑이 횡행하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부 안경인들은 중국산 제품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국산 제품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예년에는 국산과 중국산의 차이가 확연히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특히 해외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들의 공장 역할을 하고 중국 공장들의 기술력이 국산 제품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요 몇년 사이 중국 제조공장에 안경·선글라스 OEM 의뢰를 많이 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제품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원산지를 바꿔 도매가격을 올려 안경원에 유통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국내 시장에서 국산 안경제품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그 동안 국산 선글라스와 안경테의 질적 성장으로 인해 소비자가가 무려 20만원대에 육박, 넘어섰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아무리 품질이 좋다고 해도 아직 20만원선에서 판매하기 힘들어 국산으로 바꿔 유통시키고 있다는 것이 제조유통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안경시장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도 ‘메인드인 차이나’를 당당하게 표기해 유통한다. 또 안경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 역시 너그러운 편이다.
예년과 다르게 국산, 중국산, 명품 등 원산지에 대한 구분이 사라져 제품 디자인만 보고 선택을 한다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국내 안경시장에서도 중국산에 대한 이해가 높을 정도로 시장은 성숙됐다.
원산지에 대한 거부감이 희석된 시기에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몰지각한 안경 제조업자와 유통사 관계자는 자성해야 한다. 또 (사)대한안경사협회와 (재)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은 불법을 저지르는 제조업체 적발과 조치, 이들 업체가 유통하는 제품은 불매운동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거시적으로 안경업계내에 안경 제품에 대한 품질검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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