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참여·수출 통관 등 이유도 모른체 거부, 수출업체 “장기화 될까봐 불안”

#사례 1 구미지역 한 안경제조업체는 지난해 10월 초 중국 온주시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회사 대표 제품들을 중국으로 보냈다가 낭패를 봤다. 중국이 제품을 통관시켜 주지 않아 전시회 참가도 못하고 제품들도 3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다시 돌려받았다. 이 회사는 통관이 안되는 이유를 줄기차게 물어봤지만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제품들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도 묵살 당했다. 결국 이 업체는 중국 수출의 꿈을 접고 최근 동남아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례 2 중국비자 발급 신청이 예년에 비해 까다로워졌다고 안경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실제 해외 국제 안경전시회 참가와 참관을 주로 담당하는 국내 T여행사는 그 동안 자사 여행사를 이용했던 안경업계 관계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중국 비자 발급의 까다로워짐을 공지하고, 중국비자 발급시 제출하는 사진 촬영 규격과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당부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무역 보복이 최근 무차별 확대되고 있다.
전세기 운항 불허로 시작된 보복 움직임은 배터리와 화장품, 공기청정기, 비데 양변기 등으로 계속 번지는 추세다. 심지어 삼계탕 수출까지 막히는 등 압박 강도가 세지고 있다. 한국 소비재 상품과 서비스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보복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중국측의 이런 보복에는 안경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국산 안경테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내에서도 국산 안경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드 보복이 진행될 경우 앞으로 중국 수출길이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국산 안경테와 선글라스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대구지역 안경 관계자들 사이에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의 다음 표적으로 한국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겨냥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중국으로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중소형 안경업체는 약 5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중 일부업체는 중국 관세청이 이유없이 수출 안경테 통관을 허락하지 않아 수출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안경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으로의 안경테와 선글라스 수출량은 예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나마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분위기”라며 “중국외 동남아, 유럽과 미주, 일본 등 다른 수출 경로를 가지고 있는 업체들 보다 중국 위주로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업체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비자 발급 역시 예년에 비해 굉장히 까다로워졌다고 안경인들이 하소연을 했다. 중국비자 발급시 제출한 사진 중 안경을 착용한 사진을 제출하면 안 된다.
올해부터 중국이 자국 비자를 신청할 때 제출하는 사진 요건을 강화하면서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사관에 따르면, 뿔테나 색안경 등 얼굴을 많이 가리는 안경을 쓰거나 모자, 스카프 등을 착용하고 찍은 사진으로는 비자를 신청할 수 없다. 안경 그림자가 얼굴에 지거나 안경알에 빛이 반사돼 얼굴 일부가 가려지는 사진도 안된다.
중국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자 일각에선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은 “올해 1월1일부터 전 세계 공관에 동시에 적용하는 규칙으로, 지금의 한·중 관계와는 아무 관계없다”고 밝혔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 비자를 받으려면 강화된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주·캐나다·태국 등에 있는 중국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이처럼 비자 발급용 사진 요건을 강화한다는 안내문이 떠있다. 주한 중국 대사관도 이런 내용을 지난달 15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진 요건이 강화됐다는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또 중국 측의 설명과 달리 뿔테나 색안경이 아닌 금테나 은테 안경을 끼고 찍은 사진도 거부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중국 상해와 북경 등 중국 안경광학전시회를 주로 전담하면서 중국 비자 발급을 대행하는 T여행사 관계자는 “안경 낀 사진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트집 잡아서 비자 신청을 취소시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중국 비자를 신청할 때 과거보다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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