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세분화와 전문성으로 안경렌즈 영토확장 기대

안경산업에 있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 였다 할 수 있다. 촛불집회로부터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고, 사드 및 북핵 문제 등 큰 정세적인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충격파까지 업계 대외적으로 굵직한 변화가 계속된 데다, 내부적으로는 안경제품의 유통 다변화 및 공급과잉 양상 심화로 제조 및 유통사부터 안경원까지 큰 폭의 매출하락 등 여러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런 어려움들이 이제 시작으로 앞으로는 성장이 아닌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암울한 전망이 일부에서 제기될 정도로 안경인들의 위기의식이 컸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다’는 말처럼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얼굴인 법.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안경산업을 이끄는 각 분야별 기업들은 차별화된 제품 및 전략적인 정책으로 내년 희망의 역사를 쓸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 앞서 올 한해를 되짚어보고, 내년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울며 겨자 먹기식 프로모션 과열 우려, 진정한 상생 이뤄야

안경렌즈 부문에 있어 2017년은 희망보다는 절망의 기운이 더 짙은 한 해 였다. 안경렌즈의 중요성에 대한 안경사들의 인식 확산에 더해 신제품 출시 등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조사들의 여러 노력들이 맞물리면서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시장확대를 이어왔지만 그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간 그리고 안경원간 경쟁 과열로 향후 성장동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렌즈제조사들이 내년 매출신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특히 제조사들 중에는 올해 누진 및 각종 기능성렌즈를 필두로 안경렌즈가 안경원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 했지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브랜드 간 경쟁이 격화돼 실질적인 이익창출은 이루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불경기 속에서도 매출은 상승했지만 상품권 등 자사제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각종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안경렌즈시장 평가 및 내년 전망을 묻는 질문에 A 제조사 임원은 “국내 안경렌즈 시장이 경기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 걱정이 많다. 우선 가능한 한 자제하면서 경쟁브랜드의 움직임에 맞춰 대응해나갈 생각이다”며 “사실 상품권 같은 프로모션은 크게 보면 안경산업 발전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지만 우리만 하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매출이 빠지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 밖에 없다. 메이저부터 중견제조사들까지 적지 않은 브랜드들이 프로모션 관련 숨고르기를 하며 서로 눈치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하나의 제조사가 여러 브랜드를 보유 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브랜드별로 어떤 포지셔닝 및 연계정책을 펼치는 가가 내년 안경렌즈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는 시각도 있다.
B 제조사 마케팅 팀장은 “보유 브랜드가 여러 개일 경우 시장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패밀리 브랜드 간 경쟁 및 거래안경원 중첩으로 오히려 전체적인 매출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양날의 칼날인 것이다”며 “흔히 최근에 안경렌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경사분들이 많아졌다고 이야기 하는 데 이 안에는 그만큼 더 깐깐하고 민감해 졌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안경원과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브랜드들의 경우 격변하는 시장에서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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