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가격 하향평준화 그림자 드리워

가격경쟁·온라인 판매허용 논란에도 기능성 렌즈는 기회

올 한해 안경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콘택트렌즈였다. 콘택트렌즈 가격 파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논란이 되어 왔지만, 올해는 특히 더 이슈가 되었다.
몇몇 안경원에 그치던 가격 할인 분위기가 안경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콘택트렌즈 가격 하향평준화를 이끈 것이다. 이제는 1+1, 10000원 할인은 일상이 되어 할인 폭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가격 할인의 분위기는 올해를 넘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2018년 역시 장기 경기불황의 여파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데 더욱 인색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격 할인 경쟁이 과열되면서 안경원의 콘택트렌즈 수익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콘택트렌즈로 시작된 안경원간 경쟁으로 안경계 전반의 분위기도 냉랭해 졌다. ‘상생’이라는 단어를 목청 높여 외치지만,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가격 할인 경쟁에서 우리 안경원만 빠졌다가는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안경원들도 손쉽게 할인이라는 카드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미 콘택트렌즈 가격이 도매가에 육박할 정도로 떨어진 상태에서 추가 하락의 가능성에 있다. 실제 인건비, 임대료 등 콘택트렌즈 원가만을 놓고 계산한다면 이미 상당수 안경원에서 비용이 수익을 초월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본지에서 지난 7월 전국의 안경원 3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와 같은 가격파괴 상황이 지속된다면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 판매를 완전히 중단할 의사가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모든 콘택트렌즈 판매를 중단하겠다’라는 답변이 30%에 육박해 콘택트렌즈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중단의사가 없다’는 답변이 36%로 가장 높게 나타나 안경사들의 콘택트렌즈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대변했지만, 과거와 달라진 콘택트렌즈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에 완전히 개방된 해외직구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 판매 허용 관련 법안 개정 등 안경원 입장에서 이제 콘택트렌즈는 수익창출을 위한 핵심 주력제품에서 한 발자국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토릭과 멀티포컬의 뚜렷한 존재감은 기회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기능성 콘택트렌즈의 선두주자급이었던 난시용 콘택트렌즈 토릭은 이제는 전체 콘택트렌즈의 판매 비중에서 30%에 육박하는 비율을 차지하며 안경원에서 핵심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멀티포컬렌즈는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차세대 주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초기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장기 성장동력으로 토릭렌즈와 멀티포컬렌즈를 주력으로 키우기 위한 안경사들의 열정이 더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기능성 렌즈가 안경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안경원 매출의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콘택트렌즈 관계자는 “현재 국내 콘택트렌즈 착용 인구는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토릭렌즈 착용 비중은 20% 내외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콘택트렌즈 착용자중 50%가 난시 인구로 추산되고 있어, 잠재고객이 150만명이라고 감안했을 때 토릭렌즈 수요층은 최대 100만명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멀티포컬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 노안시장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보고 있는데, 이중 콘택트렌즈 수요가 20%인 1000억원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능성 콘택트렌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콘택트렌즈가 다시금 안경원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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