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가격 정상화, 불황의 늪 탈출구

안경제품 ‘가격 파괴의 저주’ 벗어나, 가치보장 받는 새 시대 열어야


한국안경신문은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새로운 안경계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2018년 5대 개혁과제’를 제시,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를 조명해 나가고자 한다.
‘2018년 5대 개혁과제’에는 침체에 빠진 안경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해법으로 안경사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안경제품 가격정상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안보건 전문가로서 안경사 및 안경원 위상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안 제시와 함께 안경 제조가공료의 현실화와 안경의 의료보험 적용화에 이르기까지 연재할 계획이다.
이러한 과제와 해법을 통해 독자는 물론 안경업계 전체가 보다 향상되고 발전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안경 전문언론인 한국안경신문이 안경업계의 한 주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 안경제품 가격파괴 근절

가격파괴 문제, 강력한 가격 정찰제만이 해법

몇 년전 모 할인마트의 ‘통 큰 시리즈’와 ‘반값’ 마케팅이 시장을 발칵 뒤집었을 때다. 처음에는 통닭이었지만, 이후 안경까지 번져 본의 아니게 통 큰, 반값 마케팅에 연루(?)된 품목은 원가 공개의 압박에 시달렸다.
서민의 음식과 공산품을 비싼 값을 받고 판다는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마케팅을 전개한 대형 마트를 비난하기보다 현장에서 판매, 제조하는 업자들을 손가락질 했다.
결국 통큰, 반값 마케팅은 사라지고, 잠잠해졌지만 저가 마케팅의 후유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안경업계는 ‘저가’ 광풍이 불면서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안경테, 선글라스 등 모든 안경 품목이 본격적인 가격파괴 시대에 접어들었다.

‘가격 파괴’ 정상가 받는 안경원에 큰 해악
소비자가 안경산업 자체를 무시하는 환경조성

경기 불황의 시대에는 당연히 저가 용품이 잘 팔린다. 하지만 이것은 1회성 소비용품에 해당하는 말이다. 안경은 1회성 소비용품이 아니다. 저가판매로 단순하게 접근하면 절대 안된다.
이제 안경류의 가격 파괴가 안경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가격할인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결국은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현장의 많은 안경원의 안경사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장사도 안 되는데 가격을 좀 더 내릴까. 싸게 팔면 더 많이 팔릴까. 궁리 끝에 안경원 입구 간판 아래 커다란 플래카드를 내건다. ‘00 가격인하’, ‘30∼50% 할인축제’ 등등.
그럼 장사가 잘 될까. 나름대로 용단을 내린 안경사는 ‘박리다매’, 즉 이윤이 적은 만큼 많이 팔아 이익을 올린다는 생각이다.
가격 할인을 벌이는 모든 사업체는 이러한 판단에서 일을 결정한다. 나름대로 궁여지책이고 스스로는 궁즉통(窮卽通)의 해결방안임을 믿고 싶을 것이다.
안경원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과 유통회사들이 ‘기획상품전’, ‘정기세일’, ‘봄맞이대전’ 등의 대의명분을 끌어들여 할인행사에 나선다.
심지어 심하게 가격 할인이 된 제품은 ‘땡처리’라는 개념까지 도입해서 판매한다. 이러한 가격 파괴행사는 단기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으나 얼마 못 가 큰 함정이 입을 벌린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을 낮추는 안경원이 즐비하다면 환영할만한 일로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더 싸게 파는 곳이 없나 수소문할 것이고 제 가격을 고집하는 안경원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출혈을 감수하며 세일에 나선 안경원만 얼마간 이익을 얻게 되고 나머지 수많은 안경원은 눈물을 삼켜야 한다. 문제는 대다수 안경원의 눈물에서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상가를 받는 안경원들을 믿지 않게 되는 데다 국내 안경산업 전체를 무시할 수도 있다. 단순한 단기적인 이익과 손해 차이가 아니라는 얘기다.
디자인과 소재가 비슷한 안경제품의 가격이 큰 차이로 벌어졌다고 가정해보자. 한 소비자는 10만원에 그 안경을 구입했고 또 다른 소비자는 20만원을 줬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20만원에 구입한 소비자의 억울함과 분노는 당연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20만원에 구입한 소비자까지 안경원은 믿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세일 행사 당장 그만둬야”
‘No Sale’ 고집, 소비자에게 품질 자신감으로 다가가

결국 소비자들은 안경은 언제든 세일행사를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고 전반적인 구매 연기 현상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몇몇 안경원의 불황에 그치지 않고 안경계 전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게 된다.
따라서 공멸을 부르는 가격을 파괴한 박리다매의 무분별한 세일행사는 당장이라도 그만두어야 한다. ‘No Sale’이란 단순하고 명료한 마케팅 기법이 있다. 단순하지만 기업주의 뚝심이 요구되는 기법이다. “우리 제품은 절대 세일을 하지 않는다”는 고집은 소비자에게 품질의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단기간에 일정한 매출증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소비자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된다. ‘No Sale 안경원’이란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면 그 안경원은 힘을 얻게 된다.
좋은 품질의 안경과 콘택트렌즈, 선글라스 등을 갖추고, 실력 있는 안경사들이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안경원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입지야말로 안경계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단 현재의 안경 유통환경이라면 가격 파괴는 분명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경업계 차원에서 가격정찰제를 단호하게 실시해서 모든 안경원이 고시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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