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의 변신은 무죄… 오페라 안경에서 VR안경까지

‘안경과 우산’은 인류의 발명품 가운데 가장 수명이 긴 용품이며, 그 모습 또한 현재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품목중 하나다. 안경의 기원으로 짐작되는 1300년대 안경과 최근 안경을 비교해보아도 렌즈를 감싼 테와 브리지, 귀걸이 부분으로 나뉘는 기본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소 700여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안경. 시력교정용구로 콘택트렌즈 등 대용품의 보급과 활용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최근에 스마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안경 형태의 견고한 아성이 변하고 있다. <편집자>


안경의 가장 1차적인 기능은 눈을 보호하고 저하 된 시력을 교정해 주는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안경’이라하면 시력 보정용 안경을 지칭한다. 최근 들어서 패션의 요소가 확대됨에 따라 인간의 욕구, 또 다른 자신의 스타일 연출의 수단으로 장신구의 기능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도 사용함에 있어 편리함과 보관, 관리의 용이함과 미적,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보조 기능 역시 필요한 것이다. 안경은 7세기라는 역사를 이어오면서 디자인적으로나 기술면에서나 많은 변화를 이어오고 있다. 

안경의 시작 (14세기~ 20세기 초)
안경 디자인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현재와 같은 안경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14세기의 경우 단안 렌즈 결합형 안경류가 주를 이뤘다. 현존하는 안경들 중 가장 최초의 안경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16세기에는 손잡이가 달린 안경류인 오페라 안경이 선보인다.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자주 비춰지는 안경으로 귀족들이 주로 소유한 형태다. 장식용, 독서용으로 사용됐으나 사용자가 들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현재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 17세기는 브릿지 안경류가 선보인다. 근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주로 지식인이 착용하는 안경이다. 안경의 렌즈를 고정하기 위해 가는 선으로 묶은 후에 실을 귀에 걸었는데 이것이 바로 귀걸이형 안경인 것이다. 18세기는 머리띠형 안경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브릿지형 안경에 머리 위쪽으로 한 가닥의 라인을 연결해 고정시키는 안경이다. 현재도 가끔 아이웨어 디자이너들이 실험적인 안경으로 디자인하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귀가 압박 되는 점을 해소시키므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안경이다. 19세기의 안경 디자인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템플이 있는 안경류다. 안경 착용자들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고 있으므로 가장 보편적인 안경 형태로 정착했다.

어른 앞에서 벗어야 했던 안경
(1950∼1960년대)
6·25가 끝난 뒤부터 1960년대까지 남한 사회는 빈곤과 정치적 혼란이 거듭됐다. 농촌에서는 보릿고개가 여전할 만큼 가난했던 시절, 안경은 사회 엘리트로 꼽히는 계층 가운데 극히 일부만 사용할 수 있었다. 당시 안경을 낀 사람은 으레 ‘안경잡이’라는 별칭으로 부를 정도였다. 안경 소재 대부분은 뿔테였고 금테라고 부르던 금속테는 재산이 많은 부잣집 어른의 상징물이기도 했다. 무거운 느낌의 사각금테는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 대부분 착용하는데 반해 원형렌즈, 무거운 느낌의 뿔테안경은 비교적 보편화 됐다.
공부 잘하는 수재의 상징
(1970∼1980년대)
1970년대 검은 교복에 검정색 뿔테 안경을 쓴 학생은 공부 잘하는 수재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지금처럼 두께가 얇은 렌즈가 없었던 만큼, 공부만 하는 샌님의 대표적 이미지로 눈이 빙빙 돌만큼 두꺼운 렌즈의 안경을 착용한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당시엔 국민 전체 시력도 현재보다 훨씬 좋았고 안경의 보급도 그리 많지 않았다.
1980년까지도 안경 렌즈나 테 가격은 현재와 같은 수준이었다. 화폐가치의 변동을 감안해볼 때 만만치 않은 고가의 상품으로 꼽혔던 것이다. 이 때도 1960년대와 마찬가지로 일반 시민이나 학생은 대부분 검정색이나 갈색 뿔테 안경을 착용했고 금테, 은테 등 금속테는 무조건 더 비싼 것으로 여겨졌다. 안경의 렌즈도 지금의 두 배 가까이 될 만큼 컸기 때문에 얼굴 절반을 다 가릴 정도였다.
1980년대 말까지 유행했던 안경테는 이른바 ‘잠자리 안경’이라 부르던 것으로 70년대 데뷔한 가수 전영록이 유행을 이끌기도 했다. 초대형 안경알에서 초슬림형 모델로 변화는 과도기의 안경유행은 패션과 함께 비대칭 헤어스타일의 어설픈 코디와 큰 사이즈의 안경렌즈로 젊은이들의 반항기를 표현하는데 충분했다.
안구 디자인 달라지는 유행의 급변
(1990년∼2010년)
1990년대 들어서면서 안경테는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 먼저 일본에서 1982년 개발했던 티타늄 소재가 국내 안경테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안경의 경량화 선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안경렌즈도 과거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아지기 시작한다. 특히 젊은 계층에서 시작된 안경의 소형화는 다양한 디자인 개발의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됐다. 더욱이 소재가 다양화되면서 디자인의 변용도 수월해져 자유로운 감각과 개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마트 시대, 스마트글래스·VR안경 봇물 (2010년~ 현재)
미래의 안경이라는 증강현실 스마트글라스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스마트 시대다. 이미 글로벌 IT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학계와 산업계에서 개발중이다. 자연스럽게 수백년동안 변하지 않던 안경의 기본 디자인 역시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만 추구하다 보니, 편안함이 뒤를 받여주지 못해 주춤한 모습이지만, 착용시 편안함만 해결되면 스마트글라스 상용화는 곧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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