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부침 심해도, 젠몬·베디베로·카린 등 일부 브랜드 해외서 선전

한류 열풍이 거세다.
k-팝, k-뷰티에 이어 K-선글라스의 활약이 돋보인다. 국산 선글라스가 매년 수출량을 늘려가면서 국내 안경산업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품질력 제고 및 세련된 디자인 개발 등 삼박자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국산 선글라스의 해외에서 성공은 국내에서 제대로된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사이 한국 선글라스 브랜드(이하 K-선글라스)가 부쩍 늘었다.
현재 10여 개 이상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인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시장에서 K-선글라스가 해외 브랜드보다 좋은 대접을 받는다.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운 ‘젠틀몬스터’의 등장이 그 시작점이다. 젠몬의 성장으로 그동안 저가 제품을 제조·판매하거나 OEM(주문자 생산 방식)을 전문으로 하던 안경 제조업체들도 롤모델 삼아 앞다퉈 선글라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시기적으로도 백화점과 면세점들은 점점 감소하는 럭셔리 수입 브랜드 선글라스의 매출을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 세원ITC의 ‘베디베로’, 스타비젼의 ‘카린’ 등의 국산 하우스 브랜드들이 시장을 키웠고, ‘한국 선글라스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고, 판매율 역시 성장했다.
이들 국산 선글라스의 인기는 국내 뿐만이 아니다. 중국·동남아시아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은 브랜드들이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젠틀몬스터의 중국 상하이·베이징 매장에선 월 평균 15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젠틀몬스터는 중국을 포함해 뉴욕·런던·싱가포르 등 전 세계 42개 주요 도시에 매장을 열었다. 독일·루마니아 등 유럽 편집매장에 진출한 카린은 지난 4일 사모펀드(PEF) 운용사로부터 1375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아 올해 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베디베로는 중국·홍콩·스페인·미국 등 세계 23개국 편집숍에 입점해 있다.
특히 국산 선글라스의 가장 큰 수입국은 미국, 홍콩,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중국, 대만 등으로 확고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 터키, 말레이시아, 영국, 호주, 프랑스 등으로 수출 시장 저변이 크게 확대됐다.
선글라스 수출업체 모 대표는 “최근 워낙 내수시장이 부진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업체들이 많다. 모두 성공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경험이 쌓이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며 “특히 해외 시장에서 젊은 층들이 패션과 함께 한류의 열풍으로 국산 제품 및 브랜드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라 기대가 크다. 직접적인 건 아니더라도 다양한 채널로 수출하는 방법들이 알려지면서 앞으로도 수출액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수출 다변화 전략과 함께 국산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력을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이 주효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모 제조사 임원은 “해외 바이어들이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지만 실제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그렇지 않다. 동남아의 경우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디자인이나 소재 등을 꼼꼼히 따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사 제품에 자신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전시 참여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적절한 소통 채널을 찾지 못해 수입을 하지 못하는 바이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고 전언했다.
한편 선글라스 수출 시장이 호황일수록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바이어 및 고객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 하우스 업체 대표는 “확실한 품질력에 더해 독자적인 브랜드 철학과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도 있지만, 반대로 카피와 떳떳하게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말 할 수 없는 제품을 가지고 수출에 나서는 업체들도 있는게 현실”이라며 “해외 수출의 특성상 한번 신뢰를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하는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제조사들이 단기적 성과에 목말라 하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냉정히 되돌아보고, 이후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일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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