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류제품 판매 다변화 속 안경원 간 양보없는 혈투로 소득 하락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미 시작 … 인건비 치솟고 임대료 오르고

미국의 한 보험회사 직원 하인리히가 근무하면서 한 건의 큰 사고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이 나타나는 현상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은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대표적인 사회과학 이론 중 하나이다.
‘개구리를 끓은 물에 넣으면 바로 펄쩍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데우면 삶아지는 것도 모른 채 죽어간다’는 우리나라의 속담과 궤를 같이하는 이론으로서 현재에는 경미한 사안이래도 이를 방치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지는 유용한 통계를 통해 느리지만 계속 진행되고 있는 안경원 생태계 변화를 살펴봤다.

■ 공급과잉 구조의 심화

소비자들의 주된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백화점, 면세점, 쇼핑몰 등 안경제품 판매처가 다변화 되는 추세는 안경업계의 미래를 위협하는 주요 불안요소 중 하나다.
근래 안경원간 가격경쟁이 과열되면서 제품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수요 보다 공급이 많은 공급과잉 구조의 시장에서는 공급자간 경쟁 심화로 판매가격 및 영업이익의 하락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오랜 저출산 기조의 여파로 25~49세 인구가 이미 감소하기 시작한 점은 향후 시장 축소 및 공급과잉 구조 심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시도편(2015~2045년)’ 보고서와 2016년 12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안경원 수를 토대로 2015년 대비 2025년 안경원당 25~49세 인구를 추산해 보면 우리나라 시·도 중에서 제주를 제외한 모든 행정지역에서 안경원의 잠재고객 수가 감소하게 된다.

■ 안경원 운영비의 상승

‘올해 경기가 지난해 보다 더 안 좋다’는 말이 안경사들의 입에 붙을 만큼 안경시장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년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임대료 및 인건비도 안경원 경영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인건비의 경우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시간급)이 올해 보다 10.9% 늘어난 835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이 반발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안경사의 임금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안경업계에 점차 확산되고 있는 근무시간 단축 및 주5일제 시행 요구도 결국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안경원 운영을 위한 고정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임대료도 고민거리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 따르면 소규모 매장의 경우 올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는데, 근래 메인 상권에서 주변상권으로, 1층에서 2층으로 이전하는 매장이 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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