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빙성 없어도 실제 피해 초래 …“공정경쟁 풍토 확산돼야”

최근 A 기업은 난데없는 위기설에 큰 곤혹을 치뤘다.
지난해 말 이후 여러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이, 마치 회사의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퇴사한 것처럼 포장돼 업계에 퍼졌기 때문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는 A 기업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맞지만 위기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몇몇 분들이 걱정돼 전화를 주셔서 알게 됐는데 회사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이런 소문이 돌았다는 것 자체가 속상하다”며 “아마도 우리의 신뢰도를 업계에서 깎아내려고 경쟁업체가 퍼트린 것 같다. 실력이 아니라 꼼수로 승부하려는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B 기업도 지난달 뜬금없이 부도설에 휩싸였다. 자금난으로 협력업체에 결재가 계속해 밀리고 있다는 루머와 함께 근래에는 일부 직원들의 임금까지 체불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B 기업에 확인한 결과 특정 거래업체에 대금이 지급되고 있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자금문제가 아닌 계약내용 중 일부가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아 미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현재 안경업계에서는 C 기업 매각설, 모 기업 임원의 자금 횡령설, D업체 제품의 품질 이상설 그리고 일부 업체의 저가체인과의 유착설 등 여러 유형의 가짜뉴스들이 유통되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업계가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인적네트워크가 촘촘히 구축된 특성상 여러 소문들이 빠르게 유통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는 이런 루머들이 근거가 전혀 없다 하더라도 실체적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부도설 및 위기설로,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 및 안경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그 피해가 더 크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들어 우리업계에서 각종 출처가 불문명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례없는 불황으로 인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면서, 우리업계 특유의 인적네트워크 등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한 정보 유통방식을 꼽았다.
모 유통업체 임원은 “남대문에 있다 보니 많은 소식들을 접하게 되는 돼 그중 약 80%는 사실이 아닌 것 같다. 거짓뉴스를 살펴보면 거래처 직원 및 영업사원들간 ‘당신만 알고 있으세요’식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점점 살이 붙어져 다시 업그레이드 버전이 퍼진다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며 “그 소문의 시작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SNS 채널은 거짓 뉴스가 올라오더라도 결국 여러 사람들의 정보를 통해, 혹은 해당업체의 대응으로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사실여부가 가려진다. 반면,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은 사실을 확인할 수가 없어 피해가 더 심각한 것 같다. 워낙 뜬소문이 많은 업계라 한 사람 말만 듣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여러 경로를 통해 먼저 진위를 파악하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일부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경쟁사에게 타격을 주기위해 거짓뉴스를 퍼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업계의 자정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A 기업 마케팅 팀장은 “위기설의 소문을 찾다보니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업체의 영업사원한테 들었다는 분이 있다. 그 영업사원이 단순히 소문을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직접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알기에는 그쪽이 더 상황이 안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는 참지만 비슷한 일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가뜩이나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거짓소문으로 업계를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또 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업체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꼼수는 꼼수일 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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