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소비수준 등 여건 조성… “조급함은 오히려 독”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고령사회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 차원의 누진시장 활성화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안경렌즈 시장의 양적규모가 약 3300만장에 도달한 이후 정체 및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국민들의 소비수준 향상 및 노안제품에 대한 인식개선 등 시대적 여건에 적합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지난달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2015년 5106만9000명에서 2016년 전년대비 0.4%, 20017년 0.3% 성장해 5142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중 노령인구는 2016년 677만5000명으로 전체 비중에서 13.6%를 차지했다가 지난해에는 711만5000명, 14.2%로 크게 늘었다.
현재 추이로 볼 때 우리나라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해 감소하는 반면, 노령인구는 2020년 808만4000명, 2030년 1269만1000명으로 크게 증가해 인구구조 변화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다른 산업군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언론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 고령친화 산업이 가장 대표적이다. 의료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미용, 유통, 패션, 여행, 교육, 금융 등 근래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데, 관련기관에 따르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정도로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실버푸드(Silver Food) 시장은 지난해 1조1000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0년에는 16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이에 안경렌즈 업계 관계자들은 노령인구의 증가가 국내 누진렌즈 시장 확대로 이어질 뿐만아니라, 제조사 및 안경사의 협력 여하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A 제조사 교육팀 관계자는 “최근 과거에 비해 누진렌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많이 준 것 같다는 이야기를 안경사분들에게 많이 듣는다. 안경사분들의 노력도 있겠지만 노령인구 증가로 노화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많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협회 및 제조사들이 제품의 장점 및 필요성을 중심으로 대국민 홍보에 나선다면 업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경사분들에게는 무엇보다 제조사들의 교육에 적극 참여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각자의 성향이나 공부 방법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검안스킬부터 적합한 제품은 물론 판매 노하우 및 시장 동향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만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B 제조사 마케팅 팀장도 “안경사분들이 필요한 고객에게 제대로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이 국내 누진시장 확대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누진은 고객이 경험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며 “과거와 달리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안경사분들의 추천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 현재 선진국 대비 처방율이 현저히 낮은 만큼 안경사분들이 적극 나서준다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안경사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리하게 누진렌즈를 처방할 경우 오히려 국내 노안시장 확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충남의 모 체인 안경원 원장은 “누진렌즈를 처음 접한 고객이 실패했을 경우 그 고객은 물론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들에게까지 회복하기 어려운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매 확대 정책은 금물이다”며 “요즘 제품이 처방하기에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다. 욕심을 부리가 보다 안경사들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당부했다.

※실버푸드(Silver Food)
‘실버(silver)’와 ‘푸드(food)’의 합성어로, 영양소가 부족하고 음식을 섭취하기 힘든 노년층을 위해 출시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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