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도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 -1

휴무제 정착 ‘워라밸’ 시대에 맞는 안경원 근무여건 만들자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시대’
대부분의 안경사들은 안경사와는 동떨어진 괴리감이 큰 공허한 외침으로 인식한다. 이유는 수 십년째 이어진 ‘10 TO 10’ 근무 여건으로 안경사들의 삶이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졌기 때문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안경사들 대부분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밤늦게 퇴근해 집에 갔다가 다음 날 10시전에 출근해야 하니 저녁 약속은 커녕, 퇴근 후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조차 부족하다. 안경원 밖의 세상은 주 52시간 근무를 본격 시행하고, 근로자들은 퇴근 시간이 빨라져 저녁 있는 삶을 누린다는 뉴스는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휴일 없이 일주일 동안 안경원에서 84시간을 근무하는 안경사들의 삶을 돌아보고, 안경원 휴무제와 근무시간 단축이 왜 필요한지 본지는 (사)대한안경사협회와 함께 ‘안경원 휴무제 정착’에 대한 기획 캠페인을 4회에 걸쳐 진행한다.


현재 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은 주 5일 기준으로 하루 8시간이며, 주 40시간이다. 여기에 주 연장근로 시간인 12시간이 더해진다. 즉, 현행법 상 주당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안경사들에게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10 to 10 근무’가 안경업계의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대부분의 안경사들이 장시간 근로시간에 힘겨워하고 있는데다, 주말근무 및 불규칙한 휴무일 등으로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지 못해 피폐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경사들의 이런 열악한 근무여건은 젊은 인재들의 안경원 근무기피로 이어져 안경산업 미래를 좀 먹는 최대 요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최근 구직자들 사이에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직장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로 부상하고 있다.

주5일·주40시간 근로시간, 안경사 희망사항?
불규칙적이고 부족한 휴무일 삶의 질 나빠져

과거 근무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연봉과 급여의 크기가 가장 중요했던, 과거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 속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삶의 질과 함께 자신의 만족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공무원 시험에 취준생과 심지어 현 직장인들까지 몰리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연봉이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출퇴근이 확실한 공무원의 매력에 젊은이들이 너나 할 것없이 모여들고 있는 셈이다. 또 모 취업 전문업체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단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구직자들 역시 일에 대한 만족도에 있어 연봉이 낮더라도 야근이 적은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원의 정기휴무제 정착은 끈임 없이 안경업계에 제기돼온 안경사 근무여건 개선과제 중 하나다.
안경사 교대근무로 연중 휴일 없이 안경원 문을 여는 경우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안경사의 업무환경 개선에 있어 가장 시급한 개선책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정기휴무’다.
안경계에서는 십수년 전부터 안경원은 소위 ‘10 to 10’으로 불리는 근무관행 타파와 주말 근무, 불규칙적 및 부족한 휴무일 개선 등 오래 전부터 안경사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변화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지만 매출 감소 그리고 인근 안경원에 고객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등의 이유로 논의만 무성한 채 큰 성과 없이 유지해오고 있다. 3년 전에 대안협 수도권 지부차원에서 야심차게 휴무제 정착을 위해 사업을 진행했지만, 역시나 미완의 완성으로 남았다.

안경사의 합리적 근무여건 조성은 업계 숙원
안경원간 합의와 조율, 모두가 동참하는 모습 필요

여전히 변화를 두려워하는 안경사들의 소극적인 자세가 문제로 지적되지만, 이제 사회적인 분위기와 젊은 세대의 인식변화와 함께 제도적 변화까지 쓰나미처럼 몰아쳐 오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안경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이미 상당수의 안경원들이 직원채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인재들의 안경산업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해 안경산업의 미래를 좀 먹고 있다는 점에서 안경사의 합리적인 근무여건 조성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업계의 숙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경원의 정기휴무제 정착과 근무시간 단축은 안경사 근무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최우선 해결 과제 중 하나다. 안경업계 모두가 알고 있으며, 바라고 있지만 아직도 안경사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 원인으로 지나친 경쟁,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어 안경원 간 합의와 조율, 그리고 모두가 동참하는 단결된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매년 1800여명의 안경사가 배출됨에도 불구하고 막상 안경원은 안경사를 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게 하였고, 젊은 안경사들은 다른 업종으로 이직해 나가는 상황을 낳았다. 결국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면 안경업계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새롭게 출범한 제20대 중앙회와 각 시도지부는 긴밀한 협조 속에 정기휴무제를 정착시키고 안경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안경원 발전과 매출 증대는 무엇보다 안경사들의 근무 사기와 직결돼 있다. 안경원 역시 사람이 경영하고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근무 환경과 복지 문제의 해결은 안경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무엇보다 안경원의 정기 휴무제 도입을 위해서는 안경사들의 자발적인 동참과 화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어야만 정기휴일에 찬성하는 안경사들의 뜻을 모으고 반대하는 안경사를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내 안경사들이 경쟁자라는 의식 보다는 동업자 정신을 갖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단합해야만 안경원의 정기 휴일제 시행을 보다 수월하게 추진 할 수 있다. 안경업계의 정기휴무 문제는 안경사 각 개인의 자유 차원이 아니라 모든 안경사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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