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경영·비효율적 업무·수동적 태도 야기

통계 데이터는 현재의 상황 파악 및 미래를 예측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일종의 평균적 수치라 내가 처한 상황과 다소 동떨어질 수 있지만 큰 틀에서 흐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조사가 대표적인 예로 지역별로 변화 추이가 다르더라도 전체인구 수는 물론 성별, 세대별로 통계를 내보면 향후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유의미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통계 데이터는 기업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동기유발에도 큰 역할을 한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시장의 정확한 이해와 함께 이를 반영한 합리적인 목표 설정 그리고 그 목표달성에 가용 자산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숫자나 표로 데이터를 바꾸면 모호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어서다.
이에 안경업계도 거시적인 관점에서라도 시장의 규모 및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각 분야 리딩기업들 정도만 내부적으로 추산한 데이터를 근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업계의 발전 및 단합을 위해서 보다 공신력 있는 통계수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A 기업 직원은 최근 임원이 맡긴 임무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내년 사업계획에 앞서 시장관련 데이터 및 경쟁사 주요 동향 파악을 지시했는데 마땅한 방법을 찾기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안경신문에 나왔던 각종 기사를 토대로 각종 인맥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데 과연 이 업무가 의미가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내수시장 및 경쟁기업 관련해 사람들 마다 서로 다르게 이야기 하는 사례가 많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은 그 어떤 정보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며 “이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안경업계가 다른 산업분야처럼 매년 시장상황을 파악해 서로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기업들은 물론 안경원들이 주먹구구식 경영을 벗어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형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B 원장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 업계는 정작 스스로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너무 없다. ‘○○안경원에서 할인 한다’, ‘어떤 홈쇼핑이나 몰에서 프레임을 판다더라’ 등 부정적인 소문만 넘쳐나고 있다”며 “정확한 안경처방을 위해서 검안이 필수이듯, 올바른 해법 마련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현실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체인안경원은 대략적인 흐름이라도 파악할 수 있지만 일반안경원들은 원장의 경험과 직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제대로 된 통계자료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상명하복식의 소통문화 및 비합리적 업무방식이 척결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조사 관련 자문을 구해온 B 기업 실무자는 “대부분 기업들의 실무자들이 매년 짧게는 2~3주,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야근해 다음 해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실제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곳이 몇 군데나 될까 의구심이 든다. 대부분 의사결정이 직원들의 회의 결과나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결정되기 보다 대표 및 임원들의 지시가 밑으로 내려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며 “개인적으로 이런 업무방식을 버리지 않고서는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 직원들이 시장상황이나 경쟁사가 아닌 상사를 만족시키는 데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안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