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들 “묻지마식 안경용품 구매가 재고문제 주범” 과반이상 응답

안경원내 선글라스 재고 가장 많아… 선글라스 판매부진 반영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안경원의 고질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안경원내 재고 문제와 교환 반품율, 재고 처리 방법에 대한 안경사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경기권 200곳, 그 외 지역 140곳 총 340곳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안경사들은 재고가 쌓이는 가장 큰 문제로 앞으로의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제품을 오더하는 패턴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안경사에게 유리한 위탁방식의 유통이지만, 이제는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는 선택적으로 안경원에서 꼭 필요한 제품만을 구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편집자 주>


경기불황 안경 소비 감소 분위기에
대형유통사 세트판매 강요도 한 몫

불경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안경원 매출감소가 이어지자 일선 안경원에서는 재고관리 부담까지 떠안게 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판매가 부진해지면 제품은 창고에 쌓이게 되고 유행에 민감한 상품은 시장가치마저 떨어지게 돼 안경원은 이중, 삼중의 고충을 겪게 된다.
과연 현재 안경사들은 고질적인 안경원 재고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본지는 서베이를 통해 “많은 안경사들이 안경원의 적폐 문제로 안경제품 재고를 꼽는다. 재고가 쌓이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고 안경사들에게 물어봤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의 180곳의 안경원 안경사가 ‘적정수요를 예측하지 않는 직관적 물품 구매’로 꼽았다.
이어 24%인 80곳의 안경사가 ‘경기 침체로 인한 안경소비 감소’라고 응답을 했다. 그리고 대형 유통사의 강압적 세트판매라고 답한 곳은 9%에 달해 세 번째로 응답자가 많았다. 또 위탁판매 중심의 전근대적 유통방식을 꼽은 안경사가 그 뒤를 이었다.
예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여전히 미래 소비자 수요를 예측하지 않고, 신모델을 선점하기 위해 묻지마식 사입을 한 것이 현재 재고문제의 큰 원인으로 안경사들은 분석하고 있었다. 
또 후진적인 위탁판매가 유통업체나 안경원, 제조업체에 이르는 전 유통단계에서 체계적인 재고관리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재고의 누적과 현금 유동성 저하로 이어져 안경원과 안경업체의 두 곳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게 된다.
특히 큰 하자가 없어도 반품이 용이한 현 유통시스템으로 안경원에 무조건 제품을 들이는 안경업계의 관행이 깨지지 않는 이상,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 안경업계의 시각이다.

신제품 선점위한 무조건적 사입 자제해야
후진적 위탁판매 역시 재고관리 어렵게

과연 현재 어떤 안경 품목이 안경원에서 재고품을 남아 있을까.
“귀 안경원의 안경 관련 품목 중 가장 재고가 많은 품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선글라스라고 63%인 212곳의 안경원에서 응답을 했다.
이어 안경테가 25%인 84곳의 안경원, 콘택트렌즈가 8%인 32곳의 안경원이 답했다. 그때그때 주문하는 안경렌즈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고가 없는 품목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로 나온 안경원내 선글라스 재고문제는 안경업계의 다양한 문제점을 시사했다. 먼저 안경원 이외의 유통채널에서 선글라스가 많이 판매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면세점, 백화점, 아울렛, 온라인 등에서 선글라스가 불티나게 팔리다보니 안경원에서 판매가 부진해 선글라스가 재고로 남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안경원에서 선글라스가 판매되지 않으면서 선글라스 제조유통사 역시 다음시즌 선글라스 물량을 조절할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워낙 위탁 판매가 국내 안경유통 시스템으로 자리한지 오래된 점은 개선점으로 남는다. 일부 안경원에서는 팔리지 않는 모델들 일부를 도매업체와 제조업체에 다시 신모델로 교환을 하거나 반품을 진행한다. 안경사들은 안경 제품 교환과 반품을 어느 정도 할까.

안경사 “제품 교환·반품 20~30%정도”
사입 물건 50% 반품 안경원도 조사돼

“귀 안경원에서 팔리지 않는 안경제품의 교환·반품율은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무려 72%인 244곳의 안경원이 사입한 제품중 20~30%정도 교환 및 반품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8%인 32곳의 안경원에서는 50% 정도 교환 반품한다고 밝혔다. 반품하지 않고, 완전구매를 택한 안경사도 4%로 일부 존재했으며, 거래가 끊어짐을 의미하는 50%이상 교환 및 반품을 하는 곳도 4%로 집계됐다.
결국 팔리지 않는 안경제품은 안경원에 적체되기 마련이고 재고로 고스란히 남게 된다. 일부 안경원에서는 유행이 지나거나, 판매 가망성이 희박해진 제품에 대해서는 신속히 반품 처리하거나 마진을 줄이고 저가에 판매함으로써 자금회전을 돕도록 한다. 재고관리는 매장관리로 연결된다. 잘 나가는 제품과 비인기 품목을 구분하여 디스플레이 전략에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모 프랜차이즈 안경원 담당자는 “인기품목과 전략종목은 고객의 시선이 끌리는 곳에 진열한다든지 아니면 재고기간이 오래된 제품을 오히려 진열장 전면부에 배열한다든지 하는 효과적인 매대 레이아웃을 연출해 낼 수 있다. 재고관리가 잘되면 이는 효율적인 고객관리로 이어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상하지 않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매장에
계속 쌓아 둔다 48% 164곳 안경원 답해

안경사들은 안경 재고품을 어떻게 정리할까. “안경원들마다 안경원내 재고품이 넘쳐난다. 귀 안경원에서는 재고로 남는 안경 제품을 어떻게 소진 하는가”라는 물음에 안경 제품은 상하지 않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팔릴 때까지 그냥 쌓아 놓는다’라고 답한 안경사가 48%인 164곳이 응답을 했다.
그 뒤를 136곳의 안경사가 안경원 행사용품으로 소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주변 관내 봉사활동시 물품을 지원한다고 밝힌 안경사도 7%인 24곳으로 집계됐다.
서베이 조사에서는 한명도 나오지 않고,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경사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SNS 등 인터넷을 통해 처분하고 있는 안경사도 있다.
또 반품이 불가능한 제품은 어떻게 해서든 안경원에서 소화를 해야 한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수밖에 없다. 이때도 무턱대고 ‘세일’을 내걸기보다 다양하게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단위 고객이나 단골고객에 한해 재고제품을 파격가로 판매한다거나, 지역사회의 불우청소년이나 고아원 등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안경맞춤 행사를 갖는 것도 안경원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인천 서구 모 안경사는 “재고처분으로 안경원 수익도 올리고 인심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새 제품을 들이기 전에 남아있는 제품부터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재고관리의 기본”이라고 전했다.

재고관리 못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
재고관리과 곧 돈이다

모 안경체인점 한 관계자는 “대다수의 안경원이 재고관리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는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고관리가 곧 돈”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안경원들은 재고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귀 안경원에서 체계적인 안경제품 재고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봤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매달 정기적인 품목별 재고량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48%인 164곳의 안경원이 응답했다. 이어서 제품 가격이 싸다고 교환과 반품이 안되는 덤핑 제품 구매를 자제한다고 32%인 108곳의 안경사가 대답했다.
안경원 디스플레이 변화로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고 밝힌 곳도 44곳인 13%에 달했다.
문제는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따로 구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안경원이 조사되지 않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보여진다.

제품 사입시 선택적 소량 구매가 답
무차별 할인 아닌 시즌 테마별 할인행사도

안경원 재고 문제는 향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기가 더욱 힘들어지면 재고문제가 안경원 경영을 압박할 수도 있다. 안경사들의 공통의 고민인 재고를 줄이기 위해 어떤 묘책을 강구하고 있을까.
“쌓이는 안경원의 재고품을 줄이기 위해 급선무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결국 안경사 자신이 ‘안경제품 사입시 선택적 소량 구매’를 하겠다고 무려 200곳의 안경원인 58%의 안경사가 응답을 했다. 또 무작위적인 할인 행사가 아닌 시즌별 정기적인 할인 행사 진행으로 제품을 줄여가겠다고 응답한 안경원이 104곳 31%로 집계됐다.
그 뒤를 현재 안경업계 도소매간 유통 방식인 위탁 근절 등 전근대적인 유통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5%인 16곳의 안경원에서 응답했다. 그리고 안경 도매업체에게 세트 판매를 축소시켜달라고 대답한 안경원도 5%인 16곳으로 조사됐다.

달라진 안경사 구매 패턴
안경업체 수주회장에서 확인이 들어나

결국 안경사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안경원에 꼭 필요한 제품만을 구비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제품 사입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적극 권하면서 물량을 소화 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안경업체들이 개최하는 수주회에서도 잘 나타난다.
D안경업체 수주회에서 만난 모 안경사는 “예년 같으면, 수주회 시즌에 행사가 열리는 곳은 모두 찾아가서 제품을 뽑았다. 하지만 현재 안경원에도 물건이 많은 상태에서 예년처럼 움직이기는 힘들다”며 “그래서 현재 우리 안경원에 꼭 필요한 느낌의 제품만을 선정해 뽑기 위해 그런 업체 행사만 찾아다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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