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들, “객단가 하락 및 고객수 감소 해결에 앞장서야”

가맹본부에 힘 싣자는 의견 많아 … 고부가가치화 촉구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매장 운영에 대한 애로사항 그리고 향후 가맹본부에 대한 바람을 묻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는 체인안경원(가맹점 60개 이상 브랜드) 안경사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서울 및 경기권 100곳, 그 외 지역 100곳 총 200곳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방식을 채택했다.
조사결과 안경사들은 내방고객 감소 및 객단가 하락을 가장 크게 염려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가맹본부가 브랜드력 제고 및 안경원 고부가가치화에 앞장서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특히 예년에 비해 가맹본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편집자 주>


2018년 국내 안경체인 산업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내실화’라 할 수 있다.
최악의 불경기로 인한 신규가맹 움직임 감소 그리고 저가형 매장 난립 등 여러 이유로 가맹점주들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진 가운데,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기 보다 차별화 및 독자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가맹본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안경렌즈를 중심으로 한 PB 사업 확대가 가장 대표적으로, 내년에도 경기전망이 밝지 않아 국내 주요 안경체인 가맹본부들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본격적 활성화에 앞서 그 물밑 작업에 집중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맹점들, 고객수 및 객단가 하락 걱정
가맹본부 지원책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먼저 ROR은 현재 체인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경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을 알아보고자 ‘올해 귀하가 안경원을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습니까?’라고 질문해 봤다. ‘전체 방문 고객의 감소’가 전체응답의 49%인 98곳으로 약 절반에 달한 가운데, 이어 ‘제품의 판매가격 하락’이 26%인 51곳,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가 8%인 15곳, ‘직원 구인 및 교육’이 4%인 8곳 순이었다. 14%인 28곳으로 집계된 ‘기타’에는 질문지의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는 중복의견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안경사로서 자신감 및 자존감 훼손’, ‘동료 안경사에 대한 실망’ 등 다양한 답변이 있었다. 고객감소 및 객단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더해 저가매장 난립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타’라고 답한 경남의 한 안경사는 “인근의 안경원 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매출감소폭이 심상치 않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든 품목군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제상황이 더 좋지 않을 거란 주변 분들의 예상이 많은데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존폐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우리의 밥그릇을 스스로 부수는 가격경쟁이 시급히 없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렇다면 안경사들은 가맹본부의 지원책에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고자 ‘현재 귀하의 안경원 운영에 있어 가맹본부의 지원책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을 해봤다. 먼저 과반이 넘는 102곳의 안경원들이 ‘보통이다’ 답했으며, 이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가 28%인 55곳,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17%인 33곳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 보다 더 우세한 만큼 안경사들은 가맹본부의 다양한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가맹본부가 할 일이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답한 한 안경사는 “우리 브랜드의 경우 매장 수가 상당함에도 브랜드력은 매우 약해 아쉽다. 여기에 다른 체인에 비해 이벤트나 프로모션 기획력도 부족한 것 같다”며 “가맹본부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약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중요하기에 더 신경써 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미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한 사업들은 서둘러 진행해 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안경사는 “가맹본부에서 뭔가 한다고 하는데 살펴보면 특별한 새로움이나 메리트 없이 구색맞추기인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것들은 안경사만 더 피곤하게 해 오히려 없는 게 낫다”며 “가맹본부가 무작정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안경사들의 의견을 묻고,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소비자마케팅 적극적으로 펼쳐달라
아쉬움 있지만 PB에 대한 기대 커

앞서 내방고객 감소 및 객단가 하락에 대한 안경사들의 우려가 상당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맹본부가 2019년 주력해 줬으면 하는 사업을 파악하고자 질문해 봤다.
안경사들의 요구는 명확했다. 먼저 절 약반에 해당하는 93곳의 안경원이 ‘대소비자 마케팅’이라 답했으며, 이어 ‘안경사 교육’, ‘우수한 협력사 확보’, ‘PB 제품 확대’가 비슷하게 나왔다.
근래 각 브랜드 가맹본부의 여러 노력으로 판매제품의 품질력 및 다양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만큼 안경사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 활동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소비자 마케팅’이라 답한 한 안경사는 “한국안경신문에도 나왔지만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내방객 숫자가 계속해서 줄 가능성이 높다. 일단 고객을 만나야 비즈니스가 되는데 그 기회자체가 주는 것이다”며 “많은 안경사들이 고객에게 제품을 추천하고 신뢰를 얻는 것은 잘하지만 홍보나 마케팅에는 약하다. 때문에 가맹본부가 내년에 고객을 가맹점에 보내주는 데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반면, ‘기타’에는 “매장에 보다 많은 선택권 제공”, “물건 사입 자유” 등 가맹점에 보다 많은 자율권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그렇다면 근래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win-win 전략으로 PB제품 출시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안경사들은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귀하는 향후 매출에 있어 PB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계신지요?’라고 질문 해봤다. 안경사들의 답변은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증가’ 쪽에 쏠렸다.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가 89곳으로 45%를 차지한 가운데, 이어 ‘어느 정도 증가한다’가 68곳으로 34%, ‘다소 감소한다’가 26곳인 13%, ‘크게 증가한다’가 17곳은 9% 순이었다. ‘크게 감소한다’는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PB제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가맹본부의 밀어붙이기식 행태에 대한 안경사들의 우려도 있는 만큼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A체인 원장은 “물건이 좋고 나쁜 것은 안경사가 제일 잘 안다. 이렇다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다시말해 물건만 싸고 좋게 만들어주면 우리가 알아서 팔텐데 올해들어 너무 부탁을 많이 해서 부담된다. 장사도 안되는데 죽을 맛이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본부 주요 결정에 영향력 원한다
그러나 직접 참여는 번거롭고 부담

한편,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도 향후 급속히 커질 안경체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현재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다각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더불어 올해에는 가맹점주의 협력을 얻어내는데 주요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판단하고, 가맹본부의 전략을 결정하기에 앞서 가맹점주와 소통함으로써 단합력을 확보하려는 다양한 방법들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이에 ‘귀하는 가맹본부의 주요 사업 결정에 있어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고 물어봤다.
‘긍정적이다’가 전체응답의 42%인 84곳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이어 ‘중립적이다’가 22%인 43곳, ‘매우 긍정적이다’가 16%인 31곳, ‘부정적이다’가 15%인 29곳 순이었다.
‘중립’을 제외하고 ‘긍정’과 ‘부정’으로 양분했을 때 ‘긍정’이 ‘부정’의 약 3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이와 관련 모 안경체인 마케팅 팀장은 “PB는 물론 소비자 마케팅 등 거의 모든 사업에서 가맹점주님들이 호응해주시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또한 오랜 현장경험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계셔서 함께해 주실 경우 큰 힘이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경영자 회의 등 점주님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자리를 늘려나갈 예정이다”며 가맹본부의 주요 의사결정에 가맹점주의 참여가 시대적 흐름이라 설명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다른 프랜차이즈 임원은 “이론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각자의 생각이 너무 다른 상황에서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는데 실패해 열정과 시간만 소비하고, 심지어 감정의 골까지 생긴 경우가 지금까지 허다했다”며 성공가능성의 희박함을 강조했다.
위의 질문의 연장선에서 만일 가맹본부의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면 안경사들은 어떤 방식을 원할까? 이를 알아보고자 ‘만일 참여해야 한다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이라 질문해 봤다.
안경사들의 답변이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지역 협의체 등 대표자 통한 간접 방식(63곳, 32%)’, ‘인터넷 및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방식(57곳, 29%)’, ‘가맹본부 주도하는 전화 및 우편 방식(31곳, 16%)’ 순으로 간접적인 방식이 무려 75%나 차치했다. 안경사들이 가맹본부의 주요 정책과 사업에 영향력을 미치기 원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문화 시대, ‘교육팀 있어야’
부가가치 창출에 안경원 미래달려

또한 인구감소 및 지속적인 안경원수 증가로 안경원당 고객수가 매년 감소하는 것이 불가피한 시대적 상황에서 가맹점 안경사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교육팀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안경사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결과는 ‘찬성’이 86%인 172곳으로 압도적이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안경사들은 ‘전문성 확보만 살길이다’, ‘제품이 진화하고 있다’ 등의 이유로 ‘전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비슷한 맥락으로 ‘노안 및 기능성 제품 증가’, ‘객단가 하락’ 등을 이유로 ‘고부가가치’ 관련 대답이 34곳, ‘성공노하우 공유’, ‘유용한 정보 확보’ 등을 이유로 ‘소통’ 관련 단어 순이었다.
그리고 ‘반대’ 이유로는 가맹본부의 교육이 매장 운영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그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꼽혔다.
이에 대해 모 안경체인 임원은 “올해 각 체인들이 안경렌즈 PB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는데, 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안경사 실력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협력사들의 교육지원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효과 측면에서 가맹본부 교육팀을 구성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며 “지금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가맹점수가 일정 수 이상인 체인의 경우 대부분 운영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견해를 밝혔다.

싫더라도 한 목소리 내는 것 중요
저가체인 대응위한 특단 조치도 필요

마지막으로 가맹본부들이 체인안경원 안경사들에게 질문해줬으면 하는 문항을 진행해 봤다.
먼저 ‘만일 가맹점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수의 점주들이 원하는 사업이 있다면 귀하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참여하시겠습니까?’는 질문에는, ‘참여한다’는 답변이 37%인 74곳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이어 ‘보통이다’가 34%인 68곳, 그리고 ‘불참한다’와 ‘적극적으로 불참한다’가 각각 22곳 및 19곳으로 뒤를 이었다.
안경사들의 답변을 ‘참여’와 ‘불참’으로 양분하면 ‘참여’가 약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안경사들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맹본부 중심으로 가맹점들이 단합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귀하는 저가체인에 힘들어하는 매장들을 위해 가맹본부가 특정지역에서 별도의 지원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는 문항에서는 중립을 제외 했을 때, ‘긍정적이다(67곳, 34%)’, ‘매우 긍정적이다(45곳, 23%)’, ‘부정적이다(18곳, 9%)’, ‘매우 부정적이다(11곳, 6%)’로 집계돼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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