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이름만 ‘하우스’ 브랜드… 가격 싸움으로 귀결

최근 출시된 하우스 안경테 선글라스 제품을 관찰해보면 제품의 트렌드가 한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비슷하고, 중국의 한 공장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나오다 보니 제품들의 모양새는 거의 똑같음을 알 수 있다. 제품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하고, 잘나가는 제품을 따라한 하우스 브랜드 모델이 시장에 범람한 상황이다. 과연 이런 브랜드를 하우스 브랜드라 부를 수 있을까. 안경사들은 이름만 하우스 브랜드인 몰개성적인 하우스 브랜드를 비판하고 있다.

 

진정한 하우스 브랜드는 안경전문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로 부르자

“국산 안경테 브랜드 중에 하우스 브랜드가 아닌 건 어떤 브랜드죠?” 하우스 브랜드가 아닌 제품을 더 찾기 어렵다는 우스개 소리가 안경업계에 퍼진지 오래다.
이제 국내 안경시장에서 ‘하우스 브랜드’라는 말이 상투어가 되면서 하우스 브랜드 자체가 가진 신선함이 확 떨어진다. 하우스 브랜드는 본래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철저히 자신만의 스타일과 컬러를 표현하는 브랜드. 혹자는 ‘안경 전문브랜드’, ‘안경 디자이너브랜드’로 불러야 한다고 한다. 그 동안 ‘자신만의 스타일과 컬러’라는 테마를 보유한 하우스 브랜드의 컬렉션들은 기존 아이웨어 브랜드와는 다른 혁신적인 디자인과 컬러를 아이덴티티로 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 하우스 브랜드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하우스라는 이름을 달고,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면서 하우스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제품을 만나기 힘들어졌다.
모 안경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년 적어도 30∼40개의 안경 신생업체가 생긴 것 같다. 안경테 관계자들조차 이들 업체가 전개하는 수십 수백개의 브랜드 이름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안그래도 브랜드 홍수 시대에 급격한 공급증가로 인해 기존 시장이 더욱 타격은 받지 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우스 열풍을 타고 신생 하우스 선글라스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제품의 다양성 증가 및 가격 스펙트럼 확대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국내 안경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하우스 브랜드에  대한 중복·과잉 투자가 시장 나눠먹기, 결국은 가격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우스 브랜드 열풍, 시장 활성화에 한몫
시장 나눠먹기, 가격전쟁 주범이 되기도

사실 지난 1∼2년 사이 안경업계에서는 향후 하우스 제품이 선글라스 시장을 주도 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힘을 얻어 왔다.
선글라스의 판매경로가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다양해지고, 인터넷 판매 및 가격비교 사이트 확산 등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원 입장에서 브랜드 제품으로는 탄력적인 대응이 어렵고, 다른 안경원과의 차별성도 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패션에 대한 대중의 꾸준한 관심증가와 몇몇 하우스 업체들의 성공사례도 이들이 시장 진출을 결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들 브랜드를 진정한 하우스 브랜드로 불러야 하는 문제다. 
하우스 브랜드 아이웨어는 ‘개성’이 생명이다 보니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 특유의 개성이 뚜렷하다. 하지만, 최근 하우스 브랜드의 위축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생명인 ‘개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우스브랜드 아이웨어 수입사 관계자는 “하우스브랜드 아이웨어의 가치는 제작하는 디자이너의 취향에 따라 특별한 컬러와 디자인이 있을 때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며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소량 생산으로 희소성이 있을 때 빛이 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하우스 브랜드 아이웨어들은 태반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며 브랜드 마킹만 달리해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하우스 브랜드라 부르기에는 어폐가 있다고 비판했다.

역사와 전통이 없는 아이웨어
‘메이드인 차이나’ 하우스 브랜드라 부르기 힘들어

자사 안경 제작을 위해 중국 공장을 자주 찾는 모 인사는 “모 하우스 브랜드 안경테 수주회장에 가보면 어느 업체, 어떤 브랜드가 중국의 어디 공장에서 나오는 줄 알고 있다. 놀란 점은 한 곳의 중국 공장이 국내 여러 하우스 업체들에게 제품을 골고루 나눠주고 있었다”며 “실제 수주회장에서 하우스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로고만 다를 뿐 비슷비슷한 느낌의 제품을 볼 수 있는 이유가 결국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브랜드가 중국에서 대규모 기업형으로 대량 생산을 하다보니 소비자들은 고만고만한 디자인에서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비슷하지만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 결국 하우스 브랜드도 제품만의 독창성이 아닌 가격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개성 없는 하우스 제품들 디자인에 대한 불만 역시 안경사들 사이에 많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안경사는 “하우스의 본질은 독특함과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여러 수주회에서 본 하우스 업체들의 제품들은 거짓말 조금 보태면 모두 한 회사 제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천편일률적이다”며 “업체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경고적인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2019년도 하우스 브랜드 열풍은 지속
브랜드 양극화 및 시장 재편은 될 듯

즉, 브랜드 자체의 고유한 디자인을 조금씩 변형시켜 가며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게 하우스 브랜드 아이웨어의 특징이지만, 이들을 하우스 브랜드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2019년도는 역시 시장에서 제품력과 디자인을 인정받은 국산 하우스 브랜드의 약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본력과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와 브랜드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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